국제 국제일반

'화물 파생상품' 쑥쑥 큰다

수요늘고 운송요금 오르며 시장 급속 팽창<br>헤지펀드·글로벌 투자은행 투자 크게늘려


신용위기의 여파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이 해상화물 운송 시장의 파생상품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26일 FT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투자은행들이 화물 파생상품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영국의 발틱해운거래소가 북적거리고 있다. 영국계 헤지펀드인 GMI는 지난 2006년 말부터 화물 파생상품시장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2억8,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수 년 전부터 이 시장에 주목한 골드만삭스에 비해 출발이 늦은 모건스탠리는 최근 화물 파생 상품 시장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고, 바클레이즈캐피털은 새로이 이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화물 파생상품 시장에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신용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데다, 이머징 마켓에서의 원자재 수요 증가로 해상 운송 수요가 크게 늘어 투자 기회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 파생상품이란 선박 증권과 화물요율 등 화물 운송과 관련한 금융 상품을 말한다. 주로 해운사와 제조업체들이 화물 운송료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이용됐다. 향후 화물 운송량의 변화에 따른 운임 변동을 예측해 화물운송 선박을 미리 확보하거나 매도할 수 있으며, 변동성이 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헤지펀드 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화물 파생상품 시장은 최근 중국ㆍ인도 등에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고 기름값 상승 등으로 운송요금이 상승하면서 커지고 있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규모의 선박(파나막스)을 하루 운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예전에는 5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9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세계 26개 항로의 벌크화물 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한 발틱 운임지수(BDI) 역시 지난해 이후 두 배 정도 올랐다. GMI 관계자는 “화물 파생 상품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투자자가 대거 시장에 참여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달리 보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은 화물파생상품 투자 붐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화물 운송이 줄어들면 파생상품 투자도 감소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투자은행들은 이 시장에서 고수익을 내기 보다는 상품투자 사업부를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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