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초고속 개량기술 독보적박테리아ㆍ효모 등 미생물을 이용해 산업용 효소나 의약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바이오ㆍ제약업체들이 얻으려는 유용 단백질은 대부분 미생물의 세포 안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세포벽을 허물고, 복잡한 분리ㆍ정제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비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생물이 만드는 단백질을 미생물의 세포나 바이러스 표면에 붙어 있게 할 수 있다면 복잡한 공정과 비용ㆍ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전 대덕바이오커뮤니티에 입주해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 제노포커스(www.genofocus.com)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독보적 원천기술
제노포커스는 재조합 유전자의 명령에 따라 '미생물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세포 또는 바이러스 표면에 붙어 있는 상태서 발현되도록 하는 원천기술(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얻고자 하는 단백질이 미생물 표면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분석ㆍ선별이 쉽고, 원하는 성질로 개량된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는 유전자도 초고속으로 탐색할 수 있다.
선진국 업체들이 개발한 기술은 단일 단백질만 디스플레이할 수 있지만, 제노포커스는 집합적으로 활동하는 멀티머단백질도 디스플레이할 수 있다.
제노포커스가 원하는 단백질을 미생물 세포벽에 붙들어 매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세포벽에 특정 모티프를 부착해 그 끝 부분에 단백질이 매달리게 하거나, 미생물 등의 성질을 조절해 모티프 없이도 원하는 단백질이 자연 상태의 활성을 유지한 채 미생물 표면에 발현되도록 하는 방법. 단백질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기술을 선택해 쓰면 된다.
◇경제성
이들 기술은 항체ㆍ효소 등 고부가 의약ㆍ산업용 단백질들을 초고속으로 개량하거나 생산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개량된 효소나 표면에 디스플레이된 효소를 이용해 화학공정을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생물학공정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제노포커스는 1개월 보름만에 기존 지방분해효소(리파제)를 활성이 20배 우수한 효소로 개량하는 데 성공, 항생제ㆍ항암제 원료(카이랄계 의약중간체) 생산공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올리고당을 만드는데 필요한 산업용효소 아밀라제도 3개월만에 활성을 10배 높이는 데 성공했다.
반재구 사장은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할 경우 3개월, 머잖아 3주 안에 개량 효소의 경제성 여부를 알아낼 수 있고 6~12개월 안에 경제적인 단백질 양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또 목적단백질 생산량을 미생물이 만드는 총단백질 중량의 15~50%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노포커스의 기술로 생산되는 단백질은 자연상태의 활성을 유지, 생체 내에서 적은 양으로 우수한 효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부작용 적은 의약품 개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모델
제노포커스는 국내외 대기업ㆍ벤처회사와 신약선도물질 개발, 산업용효소 개량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SKㆍ제일제당ㆍ인바이오넷 등과 공동으로 화학촉매를 이용해 비타민C, 고부가 의약품원료 등 생산공정을 경제적인 생물학적 공정으로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새 공정이 실용화되면 제노포커스는 매출의 일정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미국 보스톤에 있는 바이오텍(BT) 장비제조 벤처기업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 초고속 단백질 스크리닝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미국 미시간대 창업보육시설 내 업체와 는 곡물을 발효시켜 에탄올과 같은 유용자원을 생산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반 사장은 "미국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전체 화학공정의 20% 이상을 생물학공정으로 전환키로 해 화학업체들이 경제성 있는 효소ㆍ균주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있어 이 분야 BT업체의 앞날은 밝다"고 말했다.
제노포커스는 반재구 사장 등 생명공학연구원 미생물공정연구실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지난해 4월 설립했다. 연구원 17명에 자본금은 12억원. 미생물 디스플레이 기술로 국가지정연구실에 선정됐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