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강용수박사 연구세계

욕심많고 고집센 일벌레 15년간 기체분리막 연구"일 욕심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입니다." 동료 김정안 박사는 강용수 박사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한다. 강 박사 자신도 "욕심이 많고. 고집도 세다"고 인정한다. 관심 있는 것을 파는 욕심도, 밤늦게 까지 연구하는 욕심도 모두 많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15년 넘게 기체분리막 만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그는 고집스럽다는 말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긴 하지만 인정하진 않는다. 남들이 고집스럽다고 하는 데 그는 할 말이 있다. "해외 학회에 초청 받아 강연할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런데 강연할 수 있는 주제가 몇 가지나 돼요. 그럴 때면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요." 왜 창피하다는 건지 궁금했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기체 분리막을 또다시 세분화해서 한 분야만 수십년간 연속해서 연구해요. 그만큼 특정한 분야를 더 깊이 팔 수 있고 전문성이 뛰어나죠. 그것에 비하면 저는 너무 넓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전문성에서 뒤지죠." 그는 욕심대로라면 지금의 연구분야를 쪼개 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싶다. 이해가 간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체분리막 연구가 과학기술부로부터 창의적연구진흥사업 과제로 선정된 것을 '행운'으로 받아들인다. 미개척 분야 연구에 전념할 수 없는 우리나라 연구풍토를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인식 때문이다. 강 박사는 차분한 성품을 가졌다. 연구엔 논리가 정연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쉽게 굽히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왜 그런 성격을 갖게 됐는지는 잘 모른다. "살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남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할 뿐. 강 박사는 4년 반 동안의 유학시절에서 배운 게 많다.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푸는데 중심을 두는 우리 교육방식과는 전혀 다른 학풍에 적응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미국 교육은 물리적 현상을 기호화 (수식화)하는 데 우리보다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밤새 고민해서 유도한 새로운 식을 보여주면, 지도교수는 금새 잘못된 점을 집어내곤 했지요. 그 때문에 당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한 번은 조금 복잡한 방정식을 손으로 풀어내자 지도교수가 "나보다 잘한다"고 칭찬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때 그는 웃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인데.' 유학생활은 그의 연구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수식과 물리적 현상을 동시에 이해하는 훈련 그리고 연구 결과에 논리를 부여하는 것 등은 유학생활에서 배운 연구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다. 그래서 인지 그는 실험실 후배나 강의를 할 때면 항상 '수식과 물리적 현상을 동시에 이해하고 응용하는 것이 실력이다'라고 강조한다. 강 박사는 사교적인 편은 못 되나,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도 여의치 않다고 한다. 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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