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세뱃돈은 펀드 통장으로

7일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설이다. 떨어져 살던 일가친지끼리 모처럼 얼굴을 보면서 돌아가는 일에 대해 대화도 나누고 어른은 아랫사람에게 덕담을 해주는 것이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세시풍습이다. 아랫사람이 웃어른에게 세배를 하면 웃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주는 모습 역시 설 풍습에서 빠지지 않는다. 우리 업계는 몇 년 전부터 세뱃돈과 졸업 축하선물로 적립식 펀드 통장을 만들어주자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예전에도 아이들에게 세뱃돈 대신 저금통장을 만들어주는 집이 가끔 있기는 했다. 펀드 통장을 세뱃돈이나 어린이의 졸업 축하선물로 주는 것은 사실 아이에게 돈 씀씀이와 관리에 대해 배우라는 의미를 알려주는 교육적 행위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용돈을 적립하는 습관을 들이면 그 자체로도 좋은 경제교육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펀드 통장을 만들면 3개월마다 펀드운용 보고서가 통장주 앞으로 발송된다. 적립식 펀드 통장을 가진 어린이들이 이 운용 보고서를 보면서 자신이 모은 돈으로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 그 투자에 따른 수익을 돌려받는다는 공부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금융교육은 없을 것이다. 또 이렇게 만들어준 통장이 10년, 20년 동안 모이고 불어나 자녀의 대학입학 준비라든가 결혼자금에 종잣돈이 될 수 있다면 적은 세뱃돈에서 시작된 펀드 통장의 의미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국민소득이 많아질수록 국가복지의 수준도 높아지고 국민의 기초생활은 나라에서 보장해주는 시스템이 확대되겠지만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고령화 진전으로 한국 사회의 기대수명이 점점 더 길어진다는 것은 우리 자녀 세대가 준비해야 할 노후시기가 우리 세대의 준비기간보다 훨씬 더 길고 험난하다는 의미다. 자녀들에게 물고기를 던져주기보다는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절실한 것이 이 때문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 중 하나가 스스로 돈을 벌고 이렇게 번 돈을 관리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된 시대에 펀드가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혜 가운데 하나를 가르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매우 의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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