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새로운 돛을 올리며

서울경제신문이 12일자로 지령 10,000호를 기록했다. 1980년 8월 1일 『한국적인 경제 풍토위에서 본격적인 종합 경제지의 발행이란 모험이라는 정설을 뜯어고칠 기백으로 서울경제신문의 탄생을 당당히 선언(창간사)』한 이후 39년을 한걸음 한걸음 걸어와 지금 빛나는 기착점을 밟고 섰다.신문으로서 지령 10,000호는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서울경제신문이 성년식을 올리려 하는 것이다. 마침 계절도 성장하고 경제도 회생의 기운이 가득한 시기와 맞떨어져 서울경제의 성년식을 축복해 주는듯 하다. 지령 10,000호까지 서울경제의 항해는 한국경제사의 항적과 같이한다. 60년대 서울경제 탄생과 유년기는 한국경제가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창세기였다. 70년대는 서울경제와 한국경제가 다같이 성장기였다. 개발연대를 거치면서 고도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80년대는 팽창기여야 했다. 그러나 서울경제는 암울한 침묵기였다. 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을 당해 독자들과 대화의 문이 차폐됐다. 신문이 있어도 없는 것이나 다름 없는 때이기는 했지만 강제로 발간되지 못하는 신문의 고통과 날개 빼앗긴 기자들의 아픔은 지금에도 형언키 어렵다. 그로인해서 서울경제는 88년 복간때까지 8년의 공백을 인내해야 했고 오늘의 성년선언도 지각하게 되었다. 90년대는 장년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왕성한 경제 활동으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다. 세계화와 같이 온 태평양시대에 한국이 중심국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다. 서울경제가 지각 성년에 지각 장년을 맞기는 했지만 한국경제의 선진국 발돋움과 함께 웅비를 펴가고 있었다. 그러나 환란과 IMF체제가 날개를 적셨다. 한국경제와 서울경제를 멈칫거리게 했다. 하나 고통은 있으나 좌절은 없다. 서울경제신문이 복간을 통해 재기를 다져왔듯이 한국경제도 개혁과 치열한 구조조정을 거쳐 탄탄한 기초위에 재도약을 다지고 있다. 이렇듯 한국경제사가 서울경제의 성장사이고 서울경제의 발자취가 곧 한국경제의 발전사인 것이다. 그런 발전사의 과정에서 서울경제는 정책입안자에겐 매서운 비평자이자 조언가로, 기업과 기업인에게는 따뜻한 반려자이자 애정어린 조타수로, 주부에겐 생활의 안내자로, 또 학생들에게는 교수로서의 역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한다. 이를 통해 서울경제는 最高 最古의 경제정론지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고 독자들로부터 「매서운 비평가」「경제 교과서」「경제학 박사」훈장을 받았다. 이제 서울경제신문은 빛나는 성년식을 끝내고 새로운 항해를 하려고 한다. 그 훈장에 녹이 슬지 않도록 성년의 활력과 장년의 지혜로 갈고 닦으면서 새로운 항해의 돛을 올린다. 마침 궤적을 같이해온 경제도 우리의 출발을 축복해주는듯 하다. 우리 경제는 지금 다시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성장·물가·국제수지 등 각종 지표가 파란불을 켜고 있다. 경기의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성장률이 5%를 넘어설 전망이다. 물가는 3%이내서 안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수지도 2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보유액이 6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마무리 하면 경쟁력도 단단해 질 것이다. IMF졸업도 멀지 않았다. 국가신인도 높아지면서 외국의 시각도 부드러워 졌다. 서울경제의 갈길을 열어주고 있는듯 하다. 더욱이 지금은 새로운 즈믄해의 시작 전년이다. 앞으로 여섯달 후면 새로운 밀레니엄이 열린다. 이 새 즈믄해를 향해 출항을 서두르고 있다. 의미 깊은 출항이다. 미래가 약속된 것이나 다름없는 항해다. 그러나 결코 자만하지도 않지만 어떠한 도전에도 다시는 꺾이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출항선에서의 다짐은 제2의 창간 정신이다. 제2의 창간이라고 할만한 체제의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옷을 새로 가라 입을 것이다. 장비도 시대를 앞서 갈 수 있도록 첨단으로 바꿀 것이다. 나침반도 독자만족 독자감동으로 맞춰 놓았다. 장기적인 목표는 한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다. 서울의 파이낸셜타임이다. 신문의 양과 질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지금까지 독자들이 보내준 성원과 기대의 훈장이 독자 곁에서 더욱 빛나도록 혼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지금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서울경제신문의 새로운 돛대에 『새 천년 새경제, 독자와 함께 열어갑니다』`를 각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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