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이날 복수의 경찰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4일 오전 수도 프리토리아 동부 피스토리우스의 자택 침실에서 피가 잔뜩 묻은 크리켓 배트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특히 피스토리우스가 침실에서 먼저 여자친구인 리바 스틴캄프(30)에게 총 한 발을 쏴 그녀의 골반을 맞췄으며, 그녀가 침실에 딸린 욕실로 달아나 문을 잠그자 3발의 총탄을 더 발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스틴캄프는 머리로 손을 감싼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녀가 머리와 팔ㆍ손에 총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틴캄프의 머리가 함몰됐으며, 이에 따라 크리켓 방망이에 묻은 혈흔 검사 결과를 경찰은 기다리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경찰은 스틴캄프가 자위 차원에서 크리켓 배트를 휘둘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스틴캄프는 잠옷 차림으로 발견됐으며, 피스토리우스의 침실 바닥에서 그녀의 아이패드와 여행용 가방이 발견됐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13일 밤부터 스틴캄프가 피스토리우스의 집에 머물렀으며 밤에 함께 침대에 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피스토리우스의 집에서 외부 침입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런 정황은 피스토리우스가 스틴캄프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쐈다는 주장을 경찰이 믿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경찰은 피스토리우스를 체포한 지난 14일 인근 병원에서 그에 대한 의학적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채혈한 바 있다. 경찰은 피스토리우스가 나중에 스테로이드를 과다복용한 데 따른 극단적인 폭력 성향을 보이는 ‘로이드 레이지(roid rage)’에 따른 행위였다는 주장을 할 것에 대비해 혈액 검사에서 다른 이물질이 발견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누가 어디서 그런 내용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반응했다고 현지 뉴스통신 사파는 전했다. 검찰 대변인은 시티 프레스가 취재원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프리토리우스의 아버지 헨케(59)는 그의 아들이 스틴캄프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쏜 것이라는 생각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고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헨케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포츠인은 좀 더 본능에 따르는 경향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피스토리우스의 삼촌인 아널드는 피스토리우스가 현재 충격과 슬픔으로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사파는 덧붙였다.
피스토리우스의 가족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 “가장 강력한 어조로” 피스토리우스가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