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유명 슈퍼마켓에서 시판되는 생닭 대부분이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들(superbugs)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CBC방송이 10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밴쿠버ㆍ토론토ㆍ몬트리올에 있는 주요 식료품 체인에서 100개의 생닭 판매제품을 구입해 연구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샘플에는 몇몇 유명 브랜드 제품도 포함돼 있다.
방송에 따르면, 이번 분석 결과 샘플의 3분의 2 가량에서 ▦전염성 설사나 방광염ㆍ신우염ㆍ복막염ㆍ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대장균 ▦식중독과 장티푸스ㆍ파라티푸스 등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설사ㆍ구토ㆍ복통ㆍ발열ㆍ탈수증상을 일으키는 급성장염ㆍ식중독 등의 원인균인 캄필로박터균 등의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생닭에서 검출되기 쉬운 것들이다.
하지만 놀랄만한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분석 대상 생닭에서 검출된 박테리아들 모두가 1개 이상의 항생제에, 몇몇 박테리아는 6~8종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일반적인 박테리아들도 점차 항생제 요법 등 기존의 치료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 슈퍼버그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가 초래된 이유에 대해 의사와 과학자들은 “농가에서 질병을 예방하거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닭 사료ㆍ물에 아목시실린ㆍ테트라사이클린 등의 항생제를 무차별적으로, 그리고 다량으로 타서 먹이기 때문이라고 ”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양계농가들은 “항생제를 사려 깊게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려깊은 사용’이 뭘 뜻하는지 불명확하며, 사용량을 조사ㆍ추적하거나 공개하지 않 있다. 연방정부도 유럽과 달리 닭 사료나 물에 타서 먹일 수 있는 항생제의 양을 제한하거나, 양계농가의 항생제 사용실태를 조사ㆍ추적하지 않고 있다.
방송은 “생닭을 잘 조리하면 슈퍼버그가 죽지만, 유통과정 등에서 부적절한 처리로 슈퍼버그에 오염된 생닭 때문에 소비자들은 항생제로 잘 치료되지 않는 질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항생제를 섭취하지 않은 유기농 닭을 구입하면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는 많은 소비자들에게도 충격적인 소식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