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br>성인 3명중 한 명꼴 불면증 경험<br>잠드는데 30분 이상 걸리면 의심
|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룬 시민들이 한강 둔치로 몰려 나와 더위를 쫓고 있다. /서울경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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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을 잘 자면 스트레스 해소,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사진=숨수면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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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당신이 몰랐던 睡眠의 과학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성인 3명중 한 명꼴 불면증 경험잠드는데 30분 이상 걸리면 의심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룬 시민들이 한강 둔치로 몰려 나와 더위를 쫓고 있다. /서울경제 자료사진
▲ 잠을 잘 자면 스트레스 해소,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사진=숨수면센터 제공
#사례 1
30대 후반 회사원인 이모씨는 만성적인 피로감으로 얼마 전 수면센터를 찾았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극심한 피로 증세로 종합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기도 하고 한의원에서 보약을 지어 먹기도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면센터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결과, 심각한 수면 무호흡증으로 판명됐다. 이씨의 증상은 코골이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호소하는 만성 피로 증세. 방치하면 고혈압ㆍ당뇨병ㆍ심혈관 질환 등 성인병을 유발시키고 성기능 저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사례 2
50대 주부 허모씨는 남편과 각방을 쓰고 있다. 허씨가 잠을 자다가 계속 움찔거려서 잠을 잘 수 없다는 남편의 불만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괴로운 사람은 허씨. 허씨의 병명은 하지불안증후군으로 다리를 움직이면서 하룻밤에도 수 백 번씩 잠을 깨어 낮에는 졸음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잠은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재충전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하루 4시간만 자도 다음날 거뜬히 일어나 활동을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10시간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며 하소연한다.
적정 수면 시간은 태어나서 6개월까지는 하루에 18~20시간 정도. 하지만 성장하면서 수면시간은 줄어 들어 청소년기에는 9시간, 성인은 7~8시간 정도 자야 한다. 적정 수면 시간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
편안하게 잘 자고 나면 다음날 개운하지만 뒤척이거나 수시로 깨는 상황이 반복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만성 피로감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셰익스피어는 잠에 대해 "인생의 향연에 있어 가장 보양이 되는 것이며 신체의 안식과 더불어 걱정이라는 복잡하게 엉클어진 실 보푸라기를 수선해서 짜 가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때문에 수면 부족은 무엇보다 정신적인 활동을 방해한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복잡한 문제나 창의력이나 재치, 순발력을 요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대로 수면 시간이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수면 과다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고 늘어지게 한다. 이헌정 고려대 안암병원 수면센터(정신과) 교수는 "수면이란 정신과 신체의 모든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고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큰 만큼 다음날 신체 기능이 정상적인가 여부가 수면의 질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지속된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위해 숙면의 중요성과 밤잠을 잘 자는 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특히 최근 지속되는 열대야로 일시적인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은 불면증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10명중 1명은 만성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또 성인 중 20%는 수면 무호흡증을 겪고 있으며, 4%는 낮 동안에 졸리고 피곤하며 집중이 안 되는 생활 장애가 동반되는 수면 무호흡 증후군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고대 안산병원 수면센터)가 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고민을 하고, 신체적ㆍ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하룻밤의 숙면은 보약 한 첩보다 낫다’라는 말처럼 숙면은 일상 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삶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日7시간은 자야 질병 위험 감소
한국인 밤 시간대 활동 많고
日照시간 짧아 불면증 많아
■숙면과 불면의 차이
그렇다면 숙면이란 무엇일까. 숙면(熟眠)이라는 단어 그대로 깊이 자는 잠을 말한다. 잠드는 데 어려움이 없이 빨리 잠에 빠지는 것이 숙면이다. 때문에 잠이 들기까지 30분 이상이 소요되면 불면증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자다가 5번 이상 깨면 이 또한 불면증이다. 숙면 상태라면 자다가 깼다고 해도 곧 다시 잠에 빠져야 한다. 이것 역시 30분 이상 걸리면 불면증이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시간에 깨고 깨어나면 가볍고 개운해야 한다.
UC 샌디에이고 의과대학의 크립케(Kripke) 교수가 110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 2002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평균 7시간 정도는 자야 사망률이 낮고 심장계 질환이나 내분비계 질환의 발병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밤 문화가 발달된 우리나라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외부 요인이 많은 편이다.
이헌정 고대 수면센터 교수는 “밤 시간대 활동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수면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낮 시간대에도 실내 근무가 대부분을 차지해 햇볕 부족으로 밤에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면의 적(敵)이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이라는 농담까지 오고 간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잠을 자야 하는가. 지구가 24시간을 주기로 자전을 하듯이 사람도 24시간 보다 조금 긴 시간인 24.5시간의 일주기를 갖고 있다. 일주기는 깨어있는 각성 시기와 잠을 자는 수면 시기로 구성되는데 사람의 일주기 리듬을 관장하는 중추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고, 이를 생체시계라고 부른다. 즉, 잠을 잘 시간이 되면 체온ㆍ각성도ㆍ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잠을 유도하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잠에 들게 된다.
따라서 수면은 단순히 쉬는 행위가 아니라 낮의 활동으로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고 감정을 순화하며 기억을 강화시키는 등 몸과 정신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작용을 한다. 다음날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수면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잠 못 이루는 밤, 열대야
최근에는 특히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열대야(熱帶夜)’ 현상이란 밤이 되어도 기온이 25℃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것을 말한다.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수면클리닉(신경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쾌적하게 잠을 자는데 가장 적당한 온도는 18~20℃”라면서 “밤에 온도가 높으면 체온 조절을 위해 중추 신경계의 작용이 활발해지므로 잠이 오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깊은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체온이 깨어 있을 때보다 1~2℃ 정도 낮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잠들기도 힘들고 숙면도 취하지 못해 수면 중 깨게 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렇게 되면 아침에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고 머리가 무겁고 피곤하게 된다.
열대야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지만 낮 동안에 신체 활동을 늘려서 몸을 피곤하게 하고 자기 전에 목욕을 해서 땀을 제거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 창문을 앞뒤로 열어 바람이 잘 소통되도록 해서 습도를 줄이고, 이불은 땀을 흘려도 몸에 붙지 않는 것을 고른다.
조명은 끄거나 어두운게 좋고 잠이 안 온다고 전등을 켜 놓으면 잠들기가 더 어려워지고, 다른 사람의 잠까지 방해하게 된다. 아울러 자기 전에 에어컨을 1~2시간 정도 가동해서 집안의 기온을 낮춘 후에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다. 그러나 밤새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며 선풍기를 켜 놓고 잠을 자면 수면 중에 심각한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져 생기는 스트레스도 불면증의 원인이다. 스트레스는 코티졸이라는 각성 성분을 분비하여 잠을 달아나게 한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겹쳐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쾌면 적정온도는 18~20℃
습도와 조명 조절도 중요
오래 자도 피곤하면 병원 가야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들
사람의 수면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약 75~80%를 차지하는 비렘수면(non-Rapid Eye Movement sleep)과 약 20~25%의 렘수면(REM sleep)으로 분류하며, 이중 렘수면은 눈동자가 움직이는 상태로 잠을 자는 상태를 말한다. 비렘수면(얕은 잠인 1, 2단계 수면과 깊은 잠인 3, 4단계 수면으로 구성)동안에는 낮 동안 활발하게 활동한 심혈관계 장기와 근육이 안정을 취하면서 육체적 피로를 풀게 된다. 비렘수면 중 3, 4단계의 깊은 잠은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잠으로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수면 부족 외에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심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1시간에 5회 이상 숨이 멈추는 경우)은 수면 중 각성의 횟수를 증가시키며 깊은 잠에 들지 못하게 하고 심장 부정맥과 고혈압 등을 초래한다. 또, 수면 중 충분히 이완되어야 할 근육의 긴장도를 증가시켜 오히려 잠을 자고 난 후 신체의 피로가 더 쌓이게 한다.
렘수면에서는 마치 깨어있는 것처럼 눈동자를 빨리 움직이고, 팔다리 등 골격 근육이 마비되며 대개 꿈을 꿔 ‘꿈잠’으로 알려져 있다. 렘수면은 스트레스 해소ㆍ정신적인 피로의 회복ㆍ기억력 보존ㆍ감정 조절 등에 관여하며 정신적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잠으로 렘수면이 부족하면 감정이 불안정해져서 짜증을 잘 내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잠을 잘 자야 하는 이유
현대인이 겪는 불면증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할 일이 많아져 생기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대표적이다. 통계 결과를 보면 1950년대 성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8시간 30분이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는 평균 수면이 6시간 30분으로 약 2시간 줄었다. 수면 부족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잠을 안자거나 하루 4~5시간씩 1주일을 자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비슷한 심각한 심신 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잠이 필요한 성장기 아이들 중에는 과도한 학습량과 더불어 텔레비전이나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접하는 시간이 늘면서 만성 피로와 기억력 감퇴 등을 호소하는 등 수면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어린이 9시간 잠 재우기’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성인일 경우에는 7~8시간을 자고도 낮에 피곤하고 졸리면 수면클리닉을 방문해서 수면전문의의 세심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홍 교수는 “적절한 수면량도 중요하지만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면서 “수면시간이 길어도 잠의 질이 나쁘면 피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수면의 질이 나쁜 경우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 중에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들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수면 무호흡증은 교통사고와 안전사고의 원인이기도 하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밤이 되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고, 불쾌한 느낌이 들거나 불편하여 잠들기 어려운 하지불안증후군도 수면의 질을 저하시킨다.
박동선 숨수면센터 원장은 이와 관련 “수면전문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장애 원인과 코골이 정도는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며 “수면장애의 원인을 파악한 후 코골이 수술을 비롯해 코골이 임플란트나 양압환기 치료를 하면 불면증을 훨씬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밤잠을 잘 자는 9가지 요령
①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일어나라
② 졸리기 전에 침실에 눕지 않으며, 침실에서 책이나 TV를 보지 않는다.
③ 잠자기 1시간쯤 전에 따뜻한 물에 목욕하고 10분 정도 거실에서 책을 읽어라
④ 저녁에 가벼운 산책과 운동을 하라
⑤ 규칙적으로 생활하라
⑥ 잠자기 6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든 음식을 먹지 말라
⑦ 잠자리에 들기 전 담배를 피우지 말라
⑧ 낮잠도 자려면 규칙적으로 자라. 하루 15~20분 정도 낮잠을 자면 정신이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 진다
⑨ 수면제는 3주 이상 먹지 말고 술과 함께 복용하지 말라
*출처: 미국수면의학회
당신이 몰랐던 睡眠의 과학
코골이도 질병 방치말고 치료받길
열대야 이기는 숙면상품들
겨울병 다스리려면 여름부터 준비를
종합검진 저렴하게 받는 법
'님은 먼 곳에' 정만 役 정진영
넌 바다 가니? 난 서울의 '바다 속'으로 간다
여행도 하고 역사·문화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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