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00만 유커 한국 풍속도 바꾼다] 아시안게임 겹쳐 최대 특수… "식당 예약 20% 늘고 호텔 꽉 찼어요"

■ 인천 차이나타운 가보니

20~30명 단체 관광객 상점마다 '쇼핑 북새통'

화장품 판매점 '휴띠끄' 이틀간 1,000명 예약도

곳곳에 亞문화체험 부스 전통공연·한류축제 풍성

1일 인천시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와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인천=장현일기자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에 있는 차이나타운의 분위기는 여느 때와 사뭇 달랐다. 상점마다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나붙어 있고 축제를 준비하는 관계자들의 발걸음도 바빠 보였다. 이곳에서는 3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인천·중국문화관광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축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구에서 짜장면을 주제로 개최하던 지역축제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부터 중국 국경절(10월1~7일)에 맞춰 축제를 열면서 인천의 대표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중구 관계자는 "지난해 이 행사를 찾은 관광객 수는 20만명에 이른다"면서 "올해에는 인천아시안게임 효과까지 더해져 30만~40만명 정도가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경절 첫날인 1일 차이나타운을 찾은 관광객 수는 평소보다 10% 정도 증가한 것으로 해당 구청은 파악했다. 오후가 되면서 골동품을 파는 상점과 차이나타운·자유공원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20~30명씩 몰려다니면서 쇼핑을 하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단연 한국 화장품. 인천 화장품 전문 판매점인 '휴띠끄'는 3일과 4일 이미 1,000명의 손님을 예약 받았다. 휴띠끄 매장 관계자는 "3·4일 관광버스 24대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예약했다"고 말했다. 휴띠끄는 인천 지역 화장품 제조업체의 공동브랜드다.

축제를 이틀 앞두고 차이나타운 내 음식점의 예약도 평상시보다 크게 웃돌았다. 중국식당들은 예약률이 평소보다 20% 이상 높았고 주변의 숙박업소도 90% 이상 예약이 끝나 방을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홍종태 인천 외국인관광객유치협의회 본부장은 "화장품 판매 전문점을 비롯해 음식점·숙박업소 등은 이번 축제기간에 대목을 맞아 매출액이 크게 신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8월부터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예약이 밀려 지금은 모텔급 방은 구하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차이나타운 내 중국음식점인 태림봉의 장모(58) 대표는 "이번 축제기간에 대부분의 중국음식점들은 예약률이 종전보다 최고 30%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축제가 차이나타운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유는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해외 문물을 받아들인 관문인데다 많은 화교들이 살고 있어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라는 콘셉트에 가장 부합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100여년 전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경성(서울)의 멋쟁이 젊은이들은 경인선을 타고 인천 차이나타운을 방문해 청요리를 먹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자유공원을 산책하는 것이 최고의 데이트 코스였다"면서 "중국 국경절을 맞아 국내 유일의 차이나타운이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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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도 풍성해졌다. 올해에는 자유공원의 무대공연과 거리공연을 늘렸고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문화체험을 위한 부스도 설치됐다. 인천대 공자학원이 준비한 해설과 함께하는 한국·중국 전통공연, K팝 커버댄스대회와 한중 문화체험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인형 뮤지컬, 중국 전통 사자춤, 용춤, 3군 사령부 군악대, 의장대, 태권도 시범도 볼거리다.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도 올해 처음 한류문화축제(K팝 페스티벌)가 3~4일 이틀간 선보인다. 아시안게임 폐막기간에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한류 열풍을 음악에 한정시키지 않고 한국의 음식·패션·미용·영화·드라마·정보통신기술(IT)을 접목한 국내 최초의 종합 한류 박람회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간의 지속적인 문화 교류 및 우호를 꾀하고 이를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2007년 4월 재정경제부가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몇 안 되는 중국식당만 덩그러니 있을 정도로 볼품없고 오래된 주택가로 명맥을 이어왔다. 중구 자유공원에서 경인전철 1호선 종착역(인천역) 방향인 북성동·선린동으로 연결돼 있는 11만4,136㎡(약 3만4,526평)에는 삼국지 벽화거리,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패루(중국식 대문), 의선당 등의 유적지와 한중문화관, 짜장면박물관, 한중원 쉼터, 삼국지 포토존 등이 갖춰져 있을 정도로 볼거리도 제법 있다.

차이나타운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131년 전인 1883년 1월 인천항이 개항하고 이듬해 중구 선린동 일대에 1만6,500㎡의 청국조계지가 조성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00년대 초 이 일대에 청요리집·잡화상·이발소 등이 들어서고 상권이 활기를 띨 때는 2,300명의 화교가 거주하기도 했다고 한다.

2001년 6월 문화관광부가 차이나타운이 있는 중구 북성동과 연안부두, 신포동, 신흥동 일대 300만898㎡를 '월미관광특구'로 지정하면서 현재 이곳에는 중국식당 39개소와 기타 음식점 28개소, 33개소의 기념품점과 골동품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인천시와 중구는 차이나타운 인근에 올해부터 2018년까지 90억원을 들여 '아시아 누들 플랫폼'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동구 자유공원 반경 6㎞에 아시아 누들 플랫폼과 누들 테마 거리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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