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AI는 人災] 닭고기 수요 20~30%나 감소


4월 초 전북 김제에서 올해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직후 닭ㆍ오리고기 소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국내 AI의 인체감염성이 희박하다는 것과 고온에서 익혀 먹으면 바이러스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 과거 두 차례의 AI 발생으로 소비자들 인식에 어느 정도 각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과거와 다른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도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는 AI 발생을 전후해 유통매장 내 닭고기 매출 추이를 봐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농협 하나로클럽 주요 4개 매장에서 판매된 닭고기 매출액은 이달 1일 1,483만원에서 지난 13일 현재 1,194만원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최대 유통업체인 이마트에서도 주말 생닭 판매량이 3월 초반에는 1만4,000~1만5,000마리에서 6일에는 9,700마리, 13일에는 1만1,500마리로 20~30%의 역신장을 나타냈고, 롯데마트에서도 이달 들어 14일 현재까지 닭 매출이 전월 같은 요일 대비 1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의 경우 8일부터 오리고기는 아예 판매를 중지하고 있다. 닭고기와 오리고기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고 관련 업계 부도사태까지 야기했던 과거에 비하면 소비심리는 아직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의 확산 속도와 규모에 따라서는 이 같은 소비 위축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첫 주에는 매출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으나 둘째 주부터 매출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에 따라 타격이 심화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하락 추세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당 닭고기 가격은 전월 1,444원에서 4월13일 현재 1,299원으로, 오리고기는 1,879원에서 1,703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농가 피해보상을 위해 발생농장에서 3~10㎞ 범위의 경계지역 내 육계와 오리는 수매해주는 것으로 원칙으로 하고 소비자 불안심리 해소를 위해 과거에도 시행한 바 있는 20억원 규모의 AI 배상책임보험 가입 및 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피해 축산농가에 대해서는 살처분 보상금 50% 가지급과 1,400만원 한도로 6개월분의 생계안정자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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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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