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강자인 KT나 SK텔레콤은 LG의 통신3강 부상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예상된 일인데다 1등 사업이 하나도 없는 후발 사업자 연합이 무슨 힘을 발휘하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적지 않게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LG가 협력을 내세우지만 멀지 않아 결합서비스로 자사 시장을 파고들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은 각각 최고 기반을 갖춘 유ㆍ무선분야에서 더 차이를 벌리고 차세대 사업을 조기에 발굴해 LG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구상을 펴고 있다.
◇KT 신사업 발굴 박차= LG의 사업구조는 KT와 유사하다. 시내ㆍ시외ㆍ국제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등 거의 핵심 사업들이 모두 중복된다. LG의 `결합할인서비스`는 SK텔레콤보다 KT에 더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LG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새출발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당장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KT의 고민은 성장을 이끌 새 사업이 없다는 것. 스마트카드ㆍ홈네트워킹ㆍASP사업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성장성 회복에는 역부족이다.
이에따라 LG와도 당분간 출혈경쟁보다 협력하며 안정을 기하게 될 것을 원하고 있다.
당국에 대해서는 비대칭 규제의 역차별성, 한계에 이른 유선사업 구조 등을 들어 후발사업자에 대한 수혜를 줄이는데 목표를 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선 강화나서는 SK텔레콤 = SK텔레콤은 지난 2001년 유선을 포기하고 `무선 전문`을 지향한다고 공식 선언했었지만 유선에 대해 꾸준히 검토해왔다. 그러나 이제 유선업체들이 LG를 중심으로 뭉쳐 더 이상 미련을 둘 수 없게 됐다. 두루넷의 경우 이미 기간망은 SK글로벌을 통해 인수했고 가입자망은 파워콤으로 넘어감에 따라 메리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무선 결합이 안되는 단점을 무선강화와 DMB-휴대인터넷 등 방송통신융합서비스를 통해 더욱 격차를 벌린다는 구상을 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유선의 경우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무선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을 더욱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전망= 통신서비스업이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드는 만큼 통신3강은 일정 기간 동안 3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T기술이 발전할수록 시장이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3강의 미래를 예단하기가 쉽지않다. 유선에서 음성과 데이타가 통합되면서 전화시장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무선에서도 음성-데이터 통합으로 충격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수익모델을 갖춘 부가사업을 찾아내거나 글로벌화가 승부를 가르는데 핵심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