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주가전망] 급격한 상승기조는 없을 듯

최근 국내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증시가 며칠간 급락장세를 나타냈다.증시는 지난 2월이후 탄탄대로를 달리며 810포인트를 넘어서는 대세상승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지난주부터 금리상승이라는 최대 복병을 만나 단기급락하는 좌절을 겪었다. 지난 17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5일간 무려 100포인트 하락, 한달여만에 720포인트가 붕괴됐다. 주가가 이처럼 급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하향추세의 국내 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강하게 부각됐기 때문이었다. 물론 유상증자, 증안기금 물량 등 수급불균형, 단기간 급등에 따른 조정인식 확산 등 다른 악재들도 역할을 했다. 주가와 금리는 역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반대로 금리하락은 주가 상승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특히 유동성장세 속의 주가는 금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부동자금의 향배가 주가를 좌우하는 유동성 장세에서는 주식투자의 대체수단인 채권 등의 금리가 오르면 주식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주가를 한꺼번에 떨어뜨리는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중 통화정책을 밝힐 때 장기금리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정리하면서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채권시장에서 하향안정이라는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이 일단 변화된 것으로 해석하면서 금리바닥인식이 확산됐다. 국고채 금리는 7일 6.17%에서 12일엔 7%로 상승했고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6일 7.94%에서 15일에는 8.53%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주가는 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한 7일 이후 17일까지 92.79포인트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논쟁까지 가세해 최근 5일동안 지수가 1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논쟁은 그동안 끊임없이 진행돼 왔으나 현금리를 유지해도 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어왔다. 낮은 실업률, 경기활황 지속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조짐이 발생하지 않은 경제지표가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역전된 것. 4월 물가상승률이 지난 90년10월이후 월간상승률로는 최고수준인 0.7%에 달해 인플레와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엔달러 환율마저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는 강세, 엔화 등 기타 통화는 약세를 보이게 된다. 미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달러 환율은 지난 3월2일이후 2개월여만에 123엔대에 진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강한 달러정책 지속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한편 엔화가 달러대비 약세로 돌아서면 국내 수출전선에 타격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투자를 꺼리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최근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보인 것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엔화 약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에는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엔달러 약세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19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리는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이번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인플레에 대한 경고수준의 메시지를 띄우는 것으로 금리논쟁을 결말을 지을 것이라는 것이 미국 현지의 지배적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전문가들은 국내 주가는 더이상의 급락없이 기술적 반등을 보이면서 750포인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5일동안 급락세를 보인 과정에서 그동안의 국내 금리상승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또 고객예탁금이 9조원에 이르고 있고 주식형수익증권 수탁고가 21조원을 돌파하는등 증시주변 자금시장이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기매수세가 강하게 있어 대세상승은 유효하다는 얘기다. 다만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내달 유상증자물량이 7조원에 4,000억원에 달하는 증안기금물량등 수급불안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주가는 다시 한번 급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악의 경우 주가는 단기적으로 650포인트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의 정동배(鄭同培)투자정보부장은 『단기간에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지수관련 대형주를 단기대응할 필요가 있고 내달까지의 조정기간에는 실적호전 및 재료보유 개별종목을 공략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어느 경우라도 지난 2~3개월 동안 경험한 것과 같은 지수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선의 경우라도 주가의 기술적 반등이 국내 금리의 안정화와 맞물려 당분간 박스권내 등락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정배 기자 LJBS@SED.CO.KR

관련기사



이정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