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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젠한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제품과의 결합은 물론 토털리빙 브랜드로 나아갈 것입니다." 1일 서울 도곡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성수(66) 젠한국 회장은 "국내 가전업체와 도자기를 활용한 무선스피커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도자기를 집안 곳곳에 활용해 토털리빙 브랜드로 성장할 방안을 밤낮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하나의 식기를 넘어서 여러 가지 기능을 첨가한 도자기 제품으로 침체된 도자기업계를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세계 최초 대용량 도자기 밀폐용기와 칸막이가 있는 도자기 도시락 밀폐용기 등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제가 스며들지 않는 도자기 뚝배기부터 도자기 프라이팬까지 식기에 국한됐던 도자기 제품의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그는 "조만간 뚜껑부터 제품 용기까지 오직 도자기만으로 구성된 밀폐용기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기존에 유리용기에 플라스틱 뚜껑 등을 잠가서 사용하던 밀폐용기를 도자기로 대체할 수 있는 특허를 등록한 상태로, 봉안함부터 홍삼 등 고가의 내용물을 담는 용기까지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젠한국의 지난해 국내매출은 340억원으로 성장했다. 2012년 220억, 2013년 270억원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수출물량(4,00만달러)을 합치면 김 회장의 친형인 김동수 회장이 이끄는 한국도자기는 물론 행남자기 매출을 앞선다.
김 회장은 젠한국이 짧은 기간 동안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쟁사를 제친 성장 원동력으로 인도네시아에 있는 첨단 도자기 수출전용 공장을 꼽는다. 3만1,000평 규모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 수만 2,200만개 8,000여종이 넘는다. 그는 "타사와 달리 단순 도자기 뿐만 아니라 친환경원료 배합부터 내화물 생산, 전사지, 포장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설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고품질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며 "미국 레녹스와 독일 빌레로이앤보흐, 스칸디나비아 이딸라, 일본 노리다케 등 세계적인 바이어들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우리 공장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젠한국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한 해 매출의 1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젠한국에서 개발한 제품들은 과감한 투자로 얻은 결과"라며 "토털리빙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제품군부터 디자인까지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합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세계적인 품질을 보유한 아웃소싱 업체도 발굴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든 산드라 아이작슨과 레이첼 바커 등 독특한 디자인이 가미된 젠한국만의 제품을 단독매장을 열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변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제품개발과 판매 매장이 마련돼야만 시장에서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올해부터 회사 매출 성장보다는 브랜드 육성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원료배합부터 약 14일 공정을 거쳐 탄생되는 도자기 제품의 시중 판매가가 해외 브랜드에 비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은 브랜드의 힘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대학에서 화학공학과를 전공하고 한 평생 도자기와 함께 했을 만큼 도자기는 인생의 전부"라며 "자동화 등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브랜드의 힘을 키우지 않으면 국내 도자기 업체의 한계가 분명하다"며 "주문자부착상표생산(OEM)을 통해 세계적인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자체 브랜드에 접목시켜 세계적인 톱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