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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은 "유통·물류·사물인터넷(IoT) 사업 발굴을 통해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롯데의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원천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2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부산 창조경제센터는 유통ㆍ물류ㆍIoT 등 다루는 범위가 다양한 곳이다.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16일 문을 연 부산 창조경제센터에 대해 운을 떼면서 "잘 꾸며져 있었다. 부산 창조경제센터에서 좋은 기술이나 서비스가 탄생하면 롯데그룹의 사업에 직접 적용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부산 창조경제센터가 롯데의 '실험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롯데는 부산 창조경제센터 입주 창업자들이 낸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센터를 꾸며놓았다. 일례로 센터에 들어선 '스마트 스튜디오'는 제품이나 기업홍보 영상 혹은 홈쇼핑 영상을 찍어 실시간 방송할 수 있는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는 옴니채널(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을 융합한 쇼핑 서비스) 등 차세대 유통 서비스를 포함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목말라 있는 롯데그룹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신 회장은 이날 미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느라 분주했다.
나이 지긋한 경영인이나 정치인이 아닌 자신의 출신학교이기도 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재학생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한층 활기차 보였다. 안전모를 쓴 신 회장은 직접 후배들을 인솔하며 유창한 영어로 롯데월드타워의 건설일정과 안전성, 롯데월드를 '아시아 최고 랜드마크'로 육성할 계획 등을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외에도 최근 롯데그룹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옴니채널은 롯데의 기존 유통사업을 뒤바꿀 무기다. 롯데그룹은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제품을 롯데백화점에서 곧바로 수령할 수 있는 '스마트 픽업데스크' 등의 옴니채널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꾸준히 선보여왔다. 신 회장은 옴니채널 사업이 "아마존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해왔다. 옴니채널 연구센터인 '롯데 이노베이션랩'도 조만간 설립할 예정이다.
옴니채널 등의 유통 신사업이 롯데의 성장 방향이라면, 인수합병(M&A)은 신 회장이 그룹 성장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꼽고 있는 것 중 하나다. 롯데그룹은 지난 10년간 총 33건의 M&A를 단행했다. 우리홈쇼핑, GS리테일의 백화점·마트 부문과 바이더웨이 등에 이어 최근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인수계약을 체결한 KT렌탈의 경우 1조2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했다. 렌터카 사업 경험은 없지만, 기존 호텔·여행·금융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판단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어 4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6위 면세점업체(월드듀티프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M&A에 관해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는 최근 심상치 않은 발언과 행보를 이어왔다. 신 회장은 최근 주요 임원회의에서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올해 그룹의 투자 규모를 사상 최대인 7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전년과 비교해도 30% 늘어난 규모다. 그만큼 시장이 불안할수록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펼치겠다는 의미다.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시장인 브릭스(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에서 롯데마트와 롯데리아, 롯데푸드 등이 지점과 영업망을 늘리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필요한 경우 현지 기업 M&A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그룹을 키우는 과정에서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창조경제센터 개소식에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발전을 위해, 특히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고, 롯데그룹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오는 24일 롯데월드타워의 100층 완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11년 착공한 후 4년여 만이다. 내년 하반기에 완공되면 총 123층·555m의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신동빈 회장뿐만 아니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숙원사업으로 꼽아온 만큼, 공들이는 정도도 남다르다. 신 회장은 지난해부터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자 직접 나서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겠다고 공개 선언했으며, 올 초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을 안전관리위원회장으로 임명하고 전면적인 안전점검에 나섰다.
또 가까운 최고경영자(CEO) 등을 롯데월드몰, 롯데월드타워로 초청해 직접 안내하는 등의 수고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신 회장의 롯데월드몰·롯데월드타워 방문 횟수가 주 1회 이상일 때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몰·타워의 생산유발 효과와 경제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약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