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회복세에 요셉 보이스·베르트랑 라비에 등 전시회 줄이어
| 데미안 허스트 '올 유 니드 이즈 러브 러브 러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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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하반기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작년까지 취소, 중단됐던 해외 작가들의 전시가 올 들어 줄줄이 재개되고 있다.
18일 미술계에 따르면 요셉 보이스, 오토 딕스 같은 작고 작가부터 데미안 허스트, 베르트랑 라비에 등 현대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주요 외국 작가들의 국내 전시가 활발하다.
이는 치솟았던 달러와 유로 환율이 어느정도 안정되면서 작품 수급이 원활해진데다 미술 시장에도 경기 회복세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 회복으로 확보된 유동 자금이 안전 투자처를 찾아 다시 미술시장으로 쏠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관세청이 지난 3월말 현재 집계한 미술품 수입액은 2,56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세계 금융위기로 미술시장이 조정기를 거쳤으나 최근 경기 호조로 향후 미술시장의 회복을 내다본 부유층 애호가들이 국제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해외 인기작가 작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백남준의 예술적 동지였던 독일의 개념미술가 작가 요셉 보이스(1921~1986)의 개인전은 부산 조현화랑에서 6월말까지 열린다. 평창동 가인갤러리는 미국의 미니멀리즘 대표작가 프레드 샌드백(1943~2003)의 개인전을 오는 29일까지 진행한다. 실과 노끈, 철사 같은 2차원의 선을 이용해 3차원의 공간을 '조각'하는 작가다. 두 사람 모두 작고한 데다 예술사에 업적을 남긴 작가라 작품가는 수천만원 이상 1억원을 호가한다.
국제갤러리는 소격동 신관과 본관 모두를 외국작가 전시로 채웠다. 신관에서는 버려진 간판의 글씨를 재조합 한 '문자조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미국작가 잭 피어슨의 전시가 6월6일까지 열린다. 본관에서는 프랑스 현대미술의 대표작가인 장 미셀 오도니엘과 자비에 베이앙의 국내 첫 전시가 22일부터 열린다. 도산공원 앞 에르메스 매장 내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인 프랑스 작가 베르트랑 라비에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청담동 오페라갤러리는 영국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개인전을 열었다.
올 하반기에는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가 조각가 자코메티의 작품전을,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국내 최대규모 개인전을 준비중이다. 일본의 설치미술가 도쿠진 요시오카는 청담동 뮤지엄비욘드뮤지엄 전시관(구 반얀트리 홍보관)에서 9m 높이 크리스털 조형물을 비롯한 신작들을 다음달 말까지 선보인다. 상업화랑은 아니지만 서울대미술관에서는 독일작가 오토 딕스(1891~1969)의 전쟁을 주제로 한 사회비판적인 판화 80여점을 이달 말까지 선보인다. 전쟁의 참상을 잔인할 만큼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들로, 외국에서 인정받은 '명품' 그림이 어떤 경향을 갖는지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