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서 우리 기업들의 활약상이 돋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이 현지에 잇달아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세계 일류 브랜드로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4월 미국 남동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 근교에 미국 현지공장을 짓기 시작, 현재 기초공사를 끝낸 상태다. `현대 모터 앨라배마 공장(HMMA)`으로 명명된 이 공장에는 10억달러(1조3,000억원)가 투자되며 196만평 규모로 2005년 상반기부터 생산라인을 가동시킬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형 승용차인 싼타페와 EF쏘나타의 후속차종을 생산, 미국과 카나다 등으로 수출하게 된다. 현대차는 생산 첫해인 2005년에 12만8,000대, 2006년 21만7,000대, 2007년 22만5,000대로 규모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특히 HMMA는 단순 조립공장이 아니라 엔진,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장 등 자동차 제작 전과정과 각종 시험테스트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종합 자동차 생산공장으로 건설된다. 현대차는 HMMA 설립으로 2,000여명의 직접적인 고용창출효과는 물론 부품공급업체 등 관련분야에서 5,000여명의 추가고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가 특히 미국내 현지공장을 보유하는 것은 독일과 일본 메이커 이외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한국이 자동차 강국으로 도약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겨져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공장인 SAS를 두고 있으며, 산호세와 달라스에는 각각 반도체, 휴대폰 연구개발(R&D)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에게 있어서 미국시장은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미주지역은 전체매출의 39%(10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미국에 바이오 벤처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우선 포스코 바이오 벤처 투자회사를 통해 4년동안 미국 등 전세계 우량 바이오 벤처회사에 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에서 신약을 개발해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지역에 판매하는 바이오산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것이다.
포스코는 또 US스틸과 공동 출자해 설립한 철강공장인 UPI를 미국에서 가동하고 있다. 지난 86년 창립한 UPI는 연간 150만톤의 냉연제품을 미국 서부시장에 공급, 이 지역 최대 철강회사이자 성공한 합작회사의 본보기로 꼽히고 있다. UPI의 석도강판 및 냉연강판은 서부시장 점유율이 50%를 웃돌며, 용융아연도금강판 등의 제품 역시 3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판매ㆍ연구개발 법인인 `제니스(Zenith)`를 가동하고 있다. 이 법인은 지난 95년 미국의 대표적인 TV 제조업체인 제니스를 전격 인수해 미국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육성한 것으로 한국에서 수출하는 디지털TV와 멕시코공장에서 공급되는 가전제품들이 모두 `Zenith `브랜드로 미국에서 팔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Zenith`브랜드의 마케팅 비용만으로 지난해 4,000만달러를 투입한 것을 비롯 2005년까지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미국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세계 디지털가전 시장에서 1위로 도약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