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은행들 군살빼고 화려한 부활

◎체이스맨해튼은 지점 100개 폐쇄/12,000명 감원 3분기순익 10억불/시티은도 99년까지 7,500명 감축미국 은행들의 수익이 높아지고 있다. 체이스맨해튼, 시티, 웰스 파고, 뉴욕 은행 등 내로라는 은행들이 지난 3·4분기 동안 예상을 뛰어넘는 수익을 냈다. 이는 그동안 뼈를 깎는 군살빼기(다운사이징)가 성공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체이스맨해튼 은행은 3분기중 순이익이 10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8억7천8백만달러보다 14%나 늘어났다. 체이스맨해튼 은행은 지난해 랭킹 4위인 케미컬은행과 6위인 체이스맨해튼은행이 합병, 새롭게 탄생한 은행이다. 합병 과정에서 6백12개 지점중 1백개 지점의 문을 닫았고, 7만5천명에 이르던 행원중 16%에 해당하는 1만2천명을 감원했다. 3년에 걸쳐 1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리스트럭처링(구조개선) 계획이 아직도 진행중이다. 체이스맨해튼은 두 회사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중복부분을 과감하게 도려내고, 은행 곳곳에 배여있는 군살을 빼낸 결과, 1년만에 수익을 크게 늘릴수 있게 됐다.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합병으로 2위로 처진 시티은행의 올 3분기 수익은 5억1천1백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9억3천5백만달러보다 45%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월가의 투자전문가들이 예상한 것보다는 좋은 결과였기 때문에 주가가 전날보다 4% 가까이 상승했다. 현재 쏟아붓고 있는 리스트럭처링 비용을 빼면 3분기 수익은 10억7천만달러로 늘어나 지난해 동기와 엇비슷해진다. 시티은행은 이날 전직원 9만명의 8.3%에 해당하는 7천5백명의 행원을 오는 99년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수익을 높여야 하고, 그러려면 보다 과감한 다운사이징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구 뒤쪽에서 계좌를 관리하는 행원, 서류작업을 하는 행원등 간접인원을 과감히 정리, 정예 요원만으로 은행을 끌고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90년대 들어 미국 은행의 변신은 합병 및 인수(M&A)로 집약된다. 은행합병수는 75년 1백개 미만이었으나, 81년 이후 꾸준히 늘기 시작, 95년엔 6백47개로 급증했다. 최근들어선 랭킹 10위권 이내 은행들이 대부분 합병을 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대형 합병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합병이 절정을 이루었다. 올들어선 은행들이 증권, 채권 등 다른 금융분야로 진출, 백화점식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몇달 사이에 트래블러스은행이 증권회사 살로먼 브러더스를 인수하고, 내셔널 뱅크가 몽고메리 증권을, 퍼스트 유니언 은행이 휘트 퍼스트 버쳐사를 각각 인수한 것 등이 이러한 예다. 미국의 호황을 이끌어가고 있는 업종은 하이테크 산업과 금융산업의 두 축이다. 하이테크 산업은 미국의 장기 호황을 리드하는 업종이라면, 금융산업은 미국 경제에 피를 돌게 하는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세계의 금고라고 자부하던 미국금융가는 80년대말 부실채권이 누적되고 은행도산이 급증, 일대 금융공황에 빠졌었다. 그러나 그동안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단행한 합병 및 인수(M&A), 다운사이징 등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미국 금융계는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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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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