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쓰레기 시멘트' 논쟁

“자원 순환이용을 촉진할 경우 이산화탄소 자율감축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멘트 업계가 오는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 감축하기로 결의했다. 지구 온난화 대책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산업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줄이기로 한 것은 시멘트 업계가 처음이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문제는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업계는 대체연료 사용 확대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생각이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시멘트를 ‘쓰레기 시멘트’라며 반대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폐 타이어ㆍ제강 슬래브 등 각종 폐기물을 대체 연료나 부원료로 사용할 경우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는 폐기물을 대체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섭씨 1,4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시멘트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폐기물이 완전연소 돼 유해성분이 남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폐기물 활용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애꿎은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시멘트로 둘러싸인 도시 환경에서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당국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쓰레기 시멘트’ 논란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인류는 아직까지 시멘트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어떠한 소재도 개발하지 못했다. 어차피 앞으로 상당 기간 써야 할 게 시멘트다. 두려움을 갖고 쓰는 것보다는 정확히 알고 쓰는 게 현명하다. 정부는 여론의 눈치를 살필 게 아니라 이제라도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시멘트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알려야 한다. 공포는 또 다른 공포와 불신만을 확대 재생산할 뿐이다. 시멘트 공장에서 폐기물을 활용한 지 오래된 유럽과 일본 역시 과거 환경과 관련한 논란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우리 사회도 시멘트 유독성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속히 끝낸 뒤 안심하고 시멘트를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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