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기아차 다시 달려야 한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이 장기간 비자금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정몽구 회장이 구속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음으로써 경영공백을 넘어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정 회장에 대한 사법당국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어려운 경제현실을 감안할 때 안타깝기 짝이 없다. 고유가ㆍ고환율로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최고경영자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게 되자 사업들이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한달간 진행된 검찰수사만으로도 현대차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수출과 판매가 크게 줄었다. 해외 공장은 착공이 연기돼 현대에 대한 신뢰는 물론 글로벌 생산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차는 오는 2010년까지 해외생산 비중을 지금의 25%에서 50%로 배나 늘려 글로벌 톱5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뒤뚱거리고서야 목표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여기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했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면 현대차는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크겠지만 길게 보면 현대차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현대차 경영진은 정 회장 1인 경영체제의 공백을 최단기간에 극복하고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데 진력해야 한다. 투명경영ㆍ윤리경영에 주력하고 지배구조 개선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이번 사태가 오너에게 너무 의존한 데서 비롯된 만큼 경영 시스템과 전문경영인체제도 강화해야 한다. 현대차는 더 이상 주춤해서는 안 되고 다시 질주해야 한다. 현대차가 주춤하는 사이 도요타 등 일본의 빅3자동차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승승장구하며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낙오하지 않으려면 현대차와 협력업체ㆍ노조는 삼위일체로 똘똘 뭉쳐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한다. 국민들도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질책보다는 현대차가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공을 높이 평가해 4년 뒤 글로벌 톱5에 진입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현대차의 성장은 곧 한국 경제의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재계도 이번 현대차 사태를 투명경영과 건전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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