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고로방식 일관제철소 2개사 시대의 과제

현대제철이 오늘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온 고로 제철소 건설에 착공함으로써 국내 철강산업은 포스코 단독체제에서 2개의 일관제철소 시대가 열리게 됐다. 현대가 고로 제철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내부적으로 자동차용 강판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시너지를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를 목표로 자동차 생산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자동차용 강판수요도 크게 늘어남에 따라 강판을 외부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인 셈이다. 또 기업들의 투자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대규모 투자는 고용창출을 비롯해 국민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고로 제철소 건설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포스코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서의 위치를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현대제철이 과연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더구나 세계 철강산업은 공급과잉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등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만약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고로 제철 사업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주력인 자동차에 부정적인 영향를 줄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고로 제철소 2개사 시대를 맞아 국내 철강산업의 진로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국내 철강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되 양사간 역할분담과 협력을 통해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선발주자인 포스코는 국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투자보다 고부가가치화와 합리화 투자를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전문화와 특화를 위해 포스코는 향후 5년간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인도 프로젝트를 비롯해 글로벌 생산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세계 일류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 현대제철의 고로 제철 사업 진출이 한국 철강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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