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2월 19일] GT(녹색기술)붐 조성하려면

국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녹색기술(GT)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만일 국내 경제에 GT산업 투자 붐이 조성된다면 지금의 경제난국을 생각보다 수월하게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대대적인 정보기술(IT) 투자를 통해 그 어느 나라보다 이른 시간 안에 위기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국내 경제로서는 어렵기만 한 일도 아니다. 지난 IT 투자 열기의 경험을 토대로 할 때 앞으로 GT 투자 붐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녹색금융·인프라 구축 필요 첫째,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정보통신기술 투자 붐이 조성된 데는 이것이 새로운 21세기의 세계 경제 성장 패러다임인 지식 경제를 이루는 근간으로서 인식된 데 주요 원인이 있다. 녹색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녹색 성장의 개념과 당위성을 더욱 분명히 하고 이를 모든 국민들이 이해하고 인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녹색 금융 체제가 구축돼야 하는 점이다. 막대한 IT 투자가 가능했던 것은 당시에 IT 벤처 투자 열기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유망한 GT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이곳으로 투자의 물꼬가 트이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은행권에서는 대체에너지 또는 친환경 분야에 대한 대출 조건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주식시장에서는 녹색 펀드 등을 조성해 GT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의 원활화를 도모해야 하며 보험 분야에서도 재활용 보험(recycling insurance) 등을 통해 환경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모든 소비자들이 애용할 수 있는 GT 분야의 대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IT 붐은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폰을 통해 실현됐다. 이들 정보통신기술 제품들은 남녀노소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 역할을 했다. 정보통신 기기들을 작동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면 새로운 문화와 정보를 얻는 게 뒤떨어지고 더 많은 부를 획득하는 데서도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던 것이다. GT산업이 각광 받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신제품들이 신속히 창출돼야 한다. 에너지 효율성이 몇 배 높은 전등이나 전열기, 그리고 지금보다 훨씬 수명이 긴 축전지와 같은 그린시대를 상징하는 대표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녹색성장산업 발전 전략이 보다 국내 경제에 유익을 주기 위해서는 IT산업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소하는 전략이 보완적으로 강구돼야 한다. 그 중 하나는 고용 있는 성장을 유도하는 일이다. 정보통신 분야는 대개 지식집약적 산업들로서 국내 경제의 고용 없는 성장을 심화시키는 데 본의 아니게 일조를 했다. 향후 GT 투자는 반드시 고용 창출력이 큰 분야에 집중돼야 한다. 또 하나는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다. GT 분야는 한국만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유럽과 일본은 기술면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잘못하면 이번에도 핵심 기술과 부품은 모두 선진국에서 사다 쓰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 투자 붐’이 조성될 수 있다. 국내 경쟁력이 우수하고 국산화를 이룰 수 있는 분야를 선별하고 이에 투자 자원이 집중돼야 한다. 대표상품 개발등 서둘러야 화석 연료 시대에 형성된 각종 규제나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보완 수정하는 일도 시급하다. 이의 대표적 사례가 주행 속도가 느린 그린카의 성장을 가로막는 기존 디젤차 중심의 도로주행 규정 등과 같은 것들이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절전 시스템과 같은 녹색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구축하는 일 또한 GT 붐을 위해 고려해야 할 필수 요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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