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모바일 르네상스] <2부> 3. 공생으로 가는 길

현지 사업자 영향력 절대적… '윈윈전략' 필수<br>팬택 '간단폰 버전' 日 밀리언셀러 '기염'<br>LG도 NTT도코모와 공동마케팅으로 선전<br>사업자와 경쟁구도 노키아·애플은 고전


[모바일 르네상스] 3. 공생으로 가는 길 현지 사업자 영향력 절대적… '윈윈전략' 필수팬택 '간단폰 버전' 日 밀리언셀러 '기염'LG도 NTT도코모와 공동마케팅으로 선전사업자와 경쟁구도 노키아·애플은 고전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북쪽으로 약 40분 정도 가면 팬택계열의 일본 현지 개발연구소가 나온다. 도쿄 유락초역에 있는 팬택 일본법인과는 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일본 이동통신회사인 KDDI와는 불과 걸어서 2~3분 거리다. 때마침 연구소의 한 회의실 안에서 팬택 연구원과 KDDI 직원들이 뭔가를 놓고 열심히 토론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일본 휴대폰 이용자들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던 것이었다. 팬택과 KDDI는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처럼 수시로 만나 논의를 한다는 게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김영일 팬택 일본법인장은 “일본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사업자와의 관계가 끈끈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개발거점이 KDDI에 가까이 있는 것이 회의시간 절약을 위해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휴대폰 팔려면 사업자부터 챙겨라= 해외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사업자와의 ‘윈윈’을 강조했다. 현지 이동통신 사업자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었다. 사업자의 ‘NO’ 한마디는 곧 그 모델에 대한 사형선고와 같다. 프랑스에서 만난 LG전자 관계자의 언급은 이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그는 “신모델을 들고 이통사업자와 협상을 하러 갈 때는 영양제를 먹은 뒤 정말 죽을 각오로 간다”며 “이렇게 한번 협상을 마치고 나면 몸무게가 정말 3~5kg 가량 빠진다”고 말했다. 사업자와의 협력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본 팬택의 김 법인장은 “물건을 팔아주는 사람은 결국 지사, 지점, 매장 직원들”이라며 “이 사람들을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윈윈 전략은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9월에 일본 시장에 출시한 팬택의 ‘간단폰 버전1(A1406PT)’은 일본 내 외국업체가 만든 휴대폰으로는 처음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지난 9월 내놓은 ‘간단폰 버전2(W62PT)’도 최근 주간 점유율 10위에 오르는 등 선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윈윈 전략이 밑받침 됐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동마케팅, 공동전략이 승부수=사업자와 윈윈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지가 궁금했다. 그 해답의 단초는 동경 아카사카에 위치한 LG전자를 찾았을 때 발견했다. 당시 그곳에서는 리브랜딩 작업팀 구성원들이 모여 논의를 하고 있었다. 남시영 경영지원 그룹장은 “총 6명으로 구성된 팀원 중 3명은 NTT도코모 직원”이라고 말했다. LG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동시에 사업자에게도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란다. 남 그룹장은 “NTT도코모는 자기들과 비즈니스 하기에 손색이 없도록 하기 위해 LG 브랜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 단말 제조사들의 통폐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LG전자도 NTT도코모의 파이를 넓혀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사와 사업자의 협력 분위기는 영국으로 넘어가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런던 리젠트스트리트의 폰즈포유(Phones 4U) 매장에 가면 입구 양편에 삼성전자 500만 화소급 카메라폰인 G600을 ‘공짜로 준다’는 광고판이 커다랗게 걸려져 있다. 함께 자리했던 삼성전자의 현지 관계자는 “이 광고비용은 사업자가 전부 내는 게 아니라 우리와 공동부담하고 브랜드 네임도 같이 넣는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부수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키아, 애플은 사업자와 대립각= 우리나라 업체들이 현지 사업자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노키아, 애플 등 해외업체들은 사업자와 경쟁구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노키아의 경우 독자적 수익모델인 오비(Ovi) 등을 통해 사업자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였다. 한마디로 ‘애플의 아이폰 관련 정책과 노키아의 오비는 사업자들을 오히려 자극해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노키아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사업자로의 변신에 위협을 느낀 ‘이통사의 집단 따돌림’ 때문이라는 평가도 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에 대한 혹평은 일본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폿폰기 인근의 한 매장의 스즈키 노리코 판매사원은 “아이폰은 이용자들이 즐겨 쓰는 그림문자도 줄곧 안되다가 최근에야 기능이 개선됐다”며 “사용이 불편해 애플 마니아를 제외하면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충전기를 따로 가지고 다녀야 했다. 단말이 아닌 충전기에 원세그를 지원하는 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아이폰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 멋진 제품을 내놓았으니 너희도 이걸 써라는 식으로는 일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사업자와 소비자를 외면한 단말기로는 승산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별취재팀=송영규차장(팀장)·이규진차장·황정원기자·임지훈기자 skong@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 관련기사 ◀◀◀ ▶ [모바일 르네상스] "차별화·고품질로 승부하되 대리점과 유대관계도 중요"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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