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4조4,133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5,328억원 가량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4조4,000억 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해 11월 20일 이후 4개월 만이다.
예탁증권담보융자도 마찬가지다. 보유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예탁증권담보융자는 22일 현재 7조4,514억원에 달하면서 2011년 8월20일(7조4,59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보험 등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연계신용(스탁론)도 올 들어 증가 추세다. 2월 말 연계신용 잔액은 1조2,300억 원으로 지난 해 12월(1조1,530억 원) 이후 3개월 연속 늘면서 800억 원 가량 급증했다.
주식 관련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키프로스 사태 등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증시하락→반대매매→깡통계좌 속출’이란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주식 관련 대출은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지렛대(레버리지) 효과를 노리고 활용하는 서비스. 신용거래융자나 연계신용 등이 늘고 있다는 뜻은 그 만큼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때는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를 당하거나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 관련 대출은 앞으로 오를 수 있다는 희망과 지렛대 효과로 더 큰 수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욕심에서 시작된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혹시나 올지 모를 하락장에 대비해 무리하게 빚 내 투자하기보다는 여윳돈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7년 국내 증시가 2,000선을 넘어서자 주식 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2008년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큰 손실만 기록했다”며 “당시 기억을 타산지적으로 삼아 빚 내 투자하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