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상수지 흑자기조 지속돼야

지난 1월 경상수지가 1억4,000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지난해 12월보다 75%나 줄었고 지난해 같은 달의 3.5%에 불과한 규모다. 한국은행은 설 연휴가 겹치고 방학을 맞아 해외여행 등이 크게 늘어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경상수지 흑자폭의 축소는 원고 완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흑자축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원화가치상승과 원유 등 국제원자재가격의 급등, 금리인상 등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은 국제수지 전선에 기본적으로 경고 등이 켜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1월 중 경상수지내역을 뜯어보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취약성을 엿볼 수 있다. 상품수지는 물론 서비스수지, 자본수지 어느 항목 하나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설 연휴라는 계절적요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3고에 따른 경쟁력약화로 수출은 3.8% 줄어든 반면 수입은 17.3%나 늘었다. 결국 상품수지는 15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분의 1로 감소했다. 여행ㆍ유학ㆍ연수비항목인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8월의 월간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외화의 유출입을 다루는 자본수지는 36억달러 유입초를 기록했지만 그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증권투자 등 단기차익을 노린 자본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을 뿐 고용창출이나 경제체력강화에 도움이 되는 투자는 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국인의 직접투자는 4억9,000만달러로 늘었지만 외국인의 직접투자 집행액은 1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한마디로 외국기업의 국내투자는 부진하고 국내기업의 해외탈출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월 중 국제수지표는 장기간 계속돼온 경상수지 흑자기조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3高로 수출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국내보다는 밖에서 쓰는 돈이 늘어나다 보면 경제활력이 떨어지게 된다. 개방화ㆍ세계화시대에 해외여행ㆍ연수나 해외투자를 막을 수는 없지만 국내에서 소비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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