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구당 가계통신비가 선진국에 비해 많은 가구원수를 감안하면 세계 7위 수준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통신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기존 통계와 다소 다른 수치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12일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OECD 가계통신비 산정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가계통신비를 가구원 수로 나눈 1인당 통신비는 49.46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룩셈부르크(67.67달러), 일본(64.21달러), 핀란드(60.67달러), 오스트리아(59.30달러), 미국(58.90달러), 캐나다(51.93달러)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기존 OECD 통계상 우리나라 가구당 통신비는 2013년 기준 148.39달러로, 일본(160.52달러), 미국(153.13달러)에 이어 세계 3위였다. 이처럼 OECD 통계와 김 교수 분석간 차이가 나는 이유는 우리나라 가구원수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다소 많은 것을 감안해 다시 계산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OECD 통계는 국가별 가구원수를 반영하지 않은채 각 국가가 제출한 수치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국가간 비교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OECD가 내놓은 주요 국가별 평균 가구원수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3.0명으로 OECD 평균(2.6명)보다 높고 국가별로는 터키(4.1명)·멕시코(4.0명)에 이어 세번째다.
최 교수는 “가계통신비를 계산할 때는 가구원수, 휴대전화 보급률, 유·무선 통신서비스요금, 통신사용량,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 단말기교체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기준에 따라 통계 결과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통신비 중 통신장비 가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지만 OECD 통계상으로는 이런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의 우리나라의 가계통신비 구성 세부항목을 보면 휴대전화 단말기를 포함한 통신장비 가격 비중은 세계 1위지만 통신서비스 가격 비중은 17위에 불과해 통계청 통계와도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 교수는 “비교 가능한 국제통계를 산출해야 올바른 통신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며 객관적인 통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