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0만원권 지폐 발행 찬.반 논란

10만원권 지폐 발행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경기진작을 위해 고액지폐를 발행, 현금통화를 늘려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찬성론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뇌물액 증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유발 등 부정적인견해를 내세우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 찬성론 = 10만원권 고액 지폐 발행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고액 지폐가 갖고있는 ‘특성’을 최대한 강조하고 있다. 즉 10만원권 수표를 사용할 때 반드시 뒷면에 이서를 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시켜 주어 고액지폐를 사용하는 사람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유흥업소 등을 이용할 때 수표추적을 받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소비에 나서지 못하는 계층에 안도감을 주어 부담없이 소비에 나설 수 있게 한다는 주장이다. 또 10만원권 발행 주장이 처음 제기된 10년전에 비해 경제규모가 크게 확대된만큼 거액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지폐 권종이 7종에 달하는 데 반해 우리는 겨우 1천원, 5천원, 1만원 등 3종에 불과해 지폐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견해도 있다. 10만원권 수표는 장당 27원의 발행비용과 금융기관 추심, 송금, 교환수수료 등상당한 비용이 필요한데다 2∼3회정도 회전하면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등 관리비용이 현금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10만원권 수표 대신 지폐를 발행해야 한다는 실리적인 주장도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경기진작을 위해 재정자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고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유층의 소비를 진작시킬 수도 있는 고액권발행은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 반대론 = 10만원권 고액 지폐의 발행이 현재로서는 ‘실익’이 없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즉 고액권 발행으로 수렁속에 빠져든 소비가 촉진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겠지만 사회 각 분야에서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고용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소비를 극도로 줄이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고액권 발행은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경색 심화로 현금통화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고액권 발행의 필요성도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부유층들이 보유자금을 고액권으로 바꾸어 부담없이 소비에 나설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진작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하다는게 반대론자의 견해다. 재경부의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현금통화량이 줄어들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우려되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많아 고액권 발행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말했다. 또 미국의 경우 1백달러짜리 지폐를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 신용카드로 지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액권 발행은 신용카드 이용사회 정착을 오히려 방해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특히 소비진작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뇌물액의 급증 등 부작용이 더욱 클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현재 007가방으로 1만원권 현금으로 담을 수 있는 금액은 불과 1억∼2억원에 지나지 않는 데 반해 10만원권 현금으로 채울 경우 상당한 금액이 담겨지게 된다. 금융연구원 金尙煥 부연구위원은 “고액권 발행이 한은이 우려하는 인플레를 유발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신용경색 해소가 시급한 상황에서10만원권 발행은 금융시장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전망 = 재경부 등 정부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어 10만원권 발행은 쉽게 그것도 조만간 결정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다만 경기가 극도의 침체상태까지 빠져 있고 경기부양을 위해 백방으로 묘안을찾아내야 하는 정부로서는 고액권 발행이 소비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발행을 적극 검토하는 유혹에 빠져들 수도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