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수힘들다"… 유학희망자 증가세

자녀보다 학부모들이 더 적극적"이번 수능에서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딸아이는 1년만 더 공부해보겠다고 조르지만 아무래도 유학을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2003학년도 수능채점 결과 재학생들의 동반하락 현상이 현실로 나타난 가운데 재수보다는 유학을 선택하고 싶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내년 입시부터는 주요 대학들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시모집의 비율을 전체정원의 절반 가까이 확대시켜 재수생의 문호가 줄어드는데다 재수에도 실패할경우 입시내용이 완전히 뒤바뀌는 `2005 입시'를 봐야한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고3생들의 유학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청담고의 경우 벌써부터 한반에 1∼2명씩 진학담당 교사에게 유학 상담을신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학교 교사들은 본격적인 진학 상담이 시작되면 유학을 상담하는 학생이 더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학부모들이 더 적극적 서울 A여고 3년생인 B양은 고교 3년동안 반에서 1∼2등을 다퉜지만 점수가 폭락,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기 힘들어지자 아예 유학길에 오르기로 했다. 자신은 국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하향지원을 하거나 재수를 하고 싶지만 정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는 보장도 없거니와 재수를 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는부모님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B양을 위해 부모는 유학원을 통해 호주나 뉴질랜드의 대학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한반에 1∼2명씩 유학을 고려중인 서울 강남권 고등학교의 경우 교사들이 `무작정 외국에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시지원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뜻을 꺾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 학부모들의 정보수준과 생활수준이 모두 높아진데다 교사들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 서울 구정고 모 교사는 "유학을 가더라도 우선 국내에서 대학경험을 쌓고 가는편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젊은 학부모들의 정보수준이 높고 유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 교사가 조언은 가능하지만 결정은 학부모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 유학원, 어학원 문의 급증 서울시내 일부 어학원에는 벌써부터 유학 관련정보를 문의하는 학부모와 고3생들로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강남의 K유학원 관계자는 "수능이 끝난 후 내신성적은 좋은데 수능점수가안나왔다며 문의하고 상담한 학부모들이 상당히 있었고 그 뒤로도 꾸준히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서접수와 합격자 발표가 시작되면 문의가 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 H유학원 관계자도 "수능을 보기 전인 지난 10월부터 유학 관련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다"면서 "특히 수능 끝난후 문의가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다. 강남 E유학원 관계자는 "요즘은 아예 졸업전에 유학관련문의를 마친 후 졸업하고 바로 SAT와 토플등 준비해서 유학을 떠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능충격으로 인해 충분한 준비없이 무턱대고 해외행을 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교사들의 입장이다. 단대부고 3학년 부장 오성관 교사는 "한국에서 대학에 못간 학생은 외국에 나가서도 실패하기 쉽다"면서 "성적이 안좋은 학생들은 하향지원을 해서라도 국내 대학에 가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김상희 황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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