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그린스펀] "미증시 과열폭락 위험" 경고

『미국은 여전히 번영의 오아시스로 남아 있다. 하지만 증시가 문제다』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 미국 증시에 또다시 경고사인을 보냈다. 미국의 경제기조가 건실한 수준을 넘어서 부분적인 과열 조짐까지 나타내고 있으며 증시도 조만간 폭락할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국제금융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린스펀은 이날 미 하원 세출위 증언을 통해 올들어 기업 실적이 둔화되고 있지만 증시는 오히려 과열현상을 빚고 있어 실물경제에도 급속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다우 지수는 이날 발표된 미 기업들의 전년도 실적에 힘입어 전날보다 19.31 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쳐 그린스펀의 경고도 예전같은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이에따라 FRB가 올해안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으며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에 대해 그린스펀 특유의 통찰력과 절제된 언어 구사력이 어김없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에 미리 경고사인을 보내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기대 효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또 그린스펀이 세계 경제에 신경썼던 지난해와 달리 미국 내부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린스펀은 이밖에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나 달러화의 위상문제, 무역분쟁 문제 등 국제경제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견해를 제시했다. ◇미 경제와 증시는 과열됐다= 미국 경제는 그동안 고성장 기조속에 낮은 인플레, 낮은 실업률 등 이례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과열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자면 성장률을 완만한 수준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증시 폭락은 무엇보다 소비 침체를 촉발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여전히 취약하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금융시장은 브라질 사태 여파로 취약한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브라질 사태는 신흥시장의 수요 감소를 유발하는 등 미 경제 위기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달러화는 그래도 기축통화다= 유로화 출범 이후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로의 위상을 놓고 논란이 많았지만 유로화의 역할은 적당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일본은 금융기관들의 심각한 신용위기를 촉발시킨 금융체제의 개혁조치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일본이 금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 호황을 누리기 힘들 것이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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