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사나운 가토

제3보(34~58)


구리가 35로 씌우고 다시 37로 힘차게 씌울 때까지만 해도 바둑은 ‘선착의 효’가 살아 있는 흑의 바둑으로 보였다. 사이버오로 해설 담당인 안조영 6단은 상변에서 백이 흑 3점을 잡은 것이 별 것 없어 보인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킬러본능’ 가토 마사오는 왕년의 역시 녹록치 않았다. 백38로 강인하게 차단하여 다시 난전이다. 가토가 40으로 끊었을 때 안조영이 사이버오로 화면에 그린 가상도는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4까지였다. “이렇게 수습하면 일단 좌변의 백은 안전합니다.” 그런데 가토는 백42로 훨씬 더 사나운 수를 들고 나왔다. “아하, 살자는 구상이 아니군요. 도리어 흑을 잡자는 작전입니다.” 곡예에 가까운 아슬아슬한 접전이 벌어졌다. 백44가 놓이자 흑의 사활이 급하게 되었다. 흑45는 수습의 맥점. 구리가 기대하는 그림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10까지. 이것은 백이 망한 그림이다. 그 흉계를 한눈에 알아본 가토는 백46으로 의표를 찔렀다. 이렇게 되면 흑47, 49는 필연. 백50으로 가만히 젖힌 이 수순이 정확했다. 그 전에 가에 한방 먹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것은 이적수의 의미가 있다. 백58은 가토가 진작부터 노렸던 급소 일격. 이 수의 파괴력을 살리기 위해 가토는 가에 모는 수를 아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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