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이머징 시장 국가들의 주가가 대체로 상승했기 때문에 펀드 위험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그리 부각되진 않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들어 이머징 시장의 국가별 수익률 편차가 뚜렷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중국과 인도 펀드는 올해 상반기(6월말 기준) 변동성이 커져 연초 대비 수익률이 30% 가량 하락한 반면 브라질 펀드를 비롯한 원자재 관련 국가 펀드의 수익률은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단기적으로 어떤 펀드의 수익률이 높을지 예측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펀드는 반드시 분산 투자해서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여러 개의 펀드에 쪼개서 투자한다고 변동성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분산투자 효과를 높이려면 연관성이 낮은 투자대상을 정해서 적정한 비중으로 나눠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국내와 유망한 여러 해외 주식형 펀드를 일정 비중으로 분산해 투자하고 전체 투자금액의 10% 내외 정도는 원자재 등과 같은 상품펀드를 편입하면 투자 지역과 대상이 분산된다.
개별국가펀드를 일일이 다 가입하다 보면 펀드 수가 너무 많아져 제대로 관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친디아펀드, 브릭스펀드, 아시아퍼시픽펀드처럼 여러 국가에 동시에 투자하는 지역혼합펀드가 인기다. 펀드 수를 줄이면서 비교적 쉽게 여러 국가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유형의 지역혼합펀드라도 운용사마다 각 국가별 투자 비중이 제각각이므로 투자하기 전 운용보고서를 꼭 확인해 봐야 한다. 자칫 투자 비중을 고려하지 않고 여러 개의 개별 국가펀드와 지역혼합펀드을 섞어서 투자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특정 국가에 집중 될 수도 있다.
직장인 김씨의 펀드 포트폴리오를 예를 들어 살펴보자. 김씨는 지난해 1,000만 원을 4개의 펀드에 나눠 투자했다. A은행에서 추천한 국내펀드(대형성장주)에 200만원, 브릭스펀드(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에 200만원, B증권회사에서 추천한 친디아펀드(중국, 인도)에 300만원, 차이나펀드(중국)에 300만원 투자했다면 언뜻 보기에는 4개의 펀드에 적절히 분산 투자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국 개별국가펀드에 가입했음에도 친디아펀드와 브릭스펀드에 중국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중국으로 투자가 집중된다. 만일 가입한 친디아펀드가 중국과 인도에 절반씩 투자되고 있고 브릭스펀드는 편입된 4개 국가에 4분의 1씩 같은 비율로 투자된다면 결국 김씨는 중국에 50%, 국내 20%, 인도 20%, 러시아 5%, 브라질 5%씩 투자한 셈이다.
적절하게 분산투자하려면 한 두 개의 지역혼합펀드를 주 펀드로 정해서 국가별 투자 비중을 확인한 다음 유망한 몇 개의 개별 국가 펀드를 편입해 지역별 투자 비중을 맞춰야 한다. 요즘과 같이 글로벌 증시가 불안할 때는 펀드 투자에 대한 확신을 잃기 쉽다. 이럴 때 일수록 펀드 투자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장기 분산 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