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신지애가 지난 10월말 치러진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전을 끝으로 사실상 국내 활동을 마무리했다. 2005년 데뷔 후 3년간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신지애는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LPGA 투어의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석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시즌에는 일본과 미국 투어를 병행하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정상을 지켜 자신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음을 증명했다. 이런 기술의 비결은 무엇일까. 코스, 날씨까지 고려하는 뛰어난 샷감각 국가대표 시절부터 신지애를 지도해온 전현지 코치는 “바람이나 비 등 코스나 날씨 상황까지 고려하는 뛰어난 샷감각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플레이 중 비가 내린다면 신지애는 볼이 젖은 그린에 어느 정도의 힘으로 떨어졌을 때 얼마나 굴러갈지를 알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 남아공에서 열린 월드컵 때도 오히려 물을 보고 볼을 보내는 전략을 구사했으며,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는 “바람을 이기기보다 친해지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코스상황에 따라 공략을 달리 한다. 신지애는 약점이 없는 완벽한 기술로 정평이 나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쇼트게임 기량이 모두 뛰어나다. 이런 기술적인 장점을 바탕으로 신지애는 2006년 69.72타라는 KLPGA 투어 사상 최저 평균타수 기록을 수립했다. 박세리가 국내에서 기록한 최저 평균타수가 70.79타이며, 미국에서도 로레나 오초아와 아니카 소렌스탐만이 60타대 평균타수를 보유하고 있다. 280야드 장타와 정교한 4번 아이언샷 신지애의 드라이버 샷거리는 270~280야드 정도. 투어에 데뷔한 후 샷거리를 늘리기 위해 체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던 신지애는 올해 일본과 미국을 오가는 강행군으로 비거리가 260야드 정도로 줄었지만, 임팩트 동작을 보강하는 데 꾸준히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풀스윙을 구사하기보다 클럽 선택으로 샷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썼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 두 클럽 길게 잡고 무리가 가지 않는 스윙을 구사한다는 것. 하이트컵 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했을 때도 다른 선수들보다 한 클럽 길게 선택했다. 신지애는 특히 정교한 4번 아이언샷에 강하다. 맞바람이 불 때 4번 아이언을 잡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전현지 코치의 설명이다. 타고난 승부욕과 완벽한 멘탈 신지애 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은 정신력이다. 주변에서는 신지애가 근성을 타고났다고 이야기한다. 전현지 코치는 “계속 이어지는 국내외 투어 대회 출전에 지칠 법도 하지만 쉴 틈 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라며 “아마추어 시절보다 프로 무대로 와서 승부욕이 더 커지고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전 코치에 따르면 그 원동력은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심어진 자신감과 종교적인 믿음,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에 기반을 두고 있다. 타고난 근성과 함께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 심리훈련도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멘탈을 형성했다. 신지애는 스포츠심리학 전문가인 우선영 박사를 만난 후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이완훈련과 초조함·불안함을 해소하는 심리훈련, 긍정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완벽한 기술과 마인드로 내년 시즌 미국 무대로 진출하는 신지애는 LPGA 투어의 지존으로 통해온 로레나 오초아와 상금왕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작 신지애 자신이 꿈꾸는 목표는 데뷔 첫해 ‘올해의 루키’가 되는 정도로 소박하지만 미국 투어에서 신지애의 기록행진은 여전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