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기업 '기술신화' 무너진다

도요타·소니 이어 캐논까지 대규모 리콜… 신제품 출시 차질도



'세계 최고의 품질력'을 자랑하던 일본 기업들의 '기술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일본 산업계의 자존심인 도요타자동차와 소니, 마쓰시타에 이어 캐논까지 대규모 리콜행렬에 동참했다. 특히 도요타가 잇단 리콜로 신모델 출시를 늦추기로 한데 이어 소니는 기술상의 문제로 주력 게임콘솔의 출시일정을 미룬지 일주일만에 대표 제품인 워크맨 출시를 연기한다고 발표해 일본 제조업체들의 기술력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리콜 이어 신제품 출시 차질=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선두주자인 캐논은 12일 전세계에서 판매된 복사기 187만대 리콜을 결정했다. 복사기 배선 문제로 기계가 과열돼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캐논 관계자는 "이번 리콜 대상 모델은 87~97년 사이에 생산된 11개 기종 187만대"라며 "이중 82만대는 북미지역에서 판매됐고, 69만대는 유럽, 14만대는 일본, 나머지 22만대는 그 외 다른 지역에서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리콜 조치로 캐논의 금전적 손실은 약 2억엔(약 16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캐논이 쌓아온 이미지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소니와 마쓰시타도 이달 초 개인용컴퓨터(PC)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과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상 최대규모의 리콜을 실시했다. 기술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신제품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소니는 게임콘솔 플레이스테이션3(PS3) 출시 연기를 발표한 지 일주일만인 이날 '디지털 워크맨'의 일본내 출시를 일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플래시메모리가 들어가는 워크맨 반도체칩의 오작동 때문이다. 또 도요타는 올해 7월까지 미국시장에서 62만8,000대를 리콜하는 등 리콜이 급증하자 결국 신차 출시기간을 6개월 연기했다. ◇미국식 경영방식ㆍ해외공장이 품질 저하 요인 지적= 일본 기업들의 기술력에 경보음이 켜지면서 미국식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비용절감에 주력했던 일본 기업들의 체질개선 방식이 기술력을 저하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단기 실적을 중시하는 미국식 경영방식을 따르면서 필연적으로 실패를 동반하는 '혁신' 문화가 저하됐고, 비용 절감을 위해 첨단 부문의 생산기지까지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이전하면서 품질 관리에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실제 소니는 미국식 주주경영주의로 전환한 대표적인 일본 기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번에 출시 지연된 워크맨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는 미국식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거나 경영위원회를 설치한 기업과 일본식 경영 방식을 고수한 기업의 실적 비교 결과, 일본식 기업의 실적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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