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구와 파작곡가/문희갑 대구광역시장(로터리)

쇼팽의 나라 폴란드가 낳은 금세기 최고의 작곡가 크쥐스토프 펜데레츠키 부부가 이달초 대구시를 공식 예방했다.어렵게 성사된 그의 이번 대구 방문은 지난 4일 대구문예회관에서 개최된 「97 대구현대음악제」의 메인이벤트인 「펜데레츠키 음악의 밤」에 참가해 자신의 곡 「테 데움(Te Deum)」을 연주하기 위한 것이었다. 올해 64세의 거장인 펜데레츠키는 청년시절 이미 에미상과 그래미상을 차지해 천재성을 입증받았으며 고향 크라코프대학의 교수로 부임한 이래 브레츠키와 더불어 현대음악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26세의 나이에 52개의 현악기를 위한 「히로시마의 애가」를 작곡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그는 몇년 전 문화체육부의 위탁으로 광복 50주년을 기념하는 교향곡 「코리아(KOREA)」를 작곡함으로써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펜데레츠키에 대한 폴란드인의 사랑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적어도 폴란드에서는 대통령보다 더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발표회가 있는 날은 전국의 요인들이 빠짐없이 일정을 취소하고 참석한다. 펜데레츠키는 이러한 그의 명성과 지위를 십분 이용, 오는 가을 그의 고향 크라코프시에 베를린필 등 세계 6대 유명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연주회를 연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KBS교향악단도 포함돼 있다. 대구에 온 펜데레츠키는 신음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50년대 유럽이 세계음악의 주류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작곡가들이 실험성으로 가득 찬 신음악을 발표하면서 아방가르드를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그의 대구 방문에는 또다른 목적이 있다. 폴란드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가장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도시로 평가받는 크라코프시와 대구시와의 자매결연 체결을 돕기 위해서다. 이는 경제교류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일로 예술의 도시 대구의 명성을 드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또한 지방자치의 성과임에 틀림없다.

관련기사



문희갑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