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홍콩 이씨가문-싱텔 2차전

동남아 통신시장의 패권을 노리는 홍콩 「리씨 가문」과 싱가포르 텔레커뮤니케이션스(싱텔)이 또 한차례 정면 대결을 벌인다.한달여 전 홍콩 최대 통신업체인 케이블 앤 와이어리스 HKT(C&W·옛 홍콩텔레콤) 인수전에 이어 이번에는 말레이시아 통신업체를 둘러싸고 2번째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된 것. 4일 말레이시아의 비즈니스 타임스는 홍콩의 부동산 재벌 리카싱(李壽誠)이 이끄는 홍콩의 허치슨 텔레콤과 싱가포르 텔레커뮤니케이션스가 말레이시아의 「타임 닷컴(TIME DOTCOME)」을 인수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 닷컴은 이르면 이번 주중 둘중 한 회사를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 배타적 인수 협상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블루칩인 싱텔은 지난 2월 홍콩의 C&W 지분 인수전에서 리카싱의 둘째 아들 리처드 리가 세운 퍼시픽센추리 사이버웍스(PCCW)에 「1패」를 당한 상태. 막판에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가며 C&W 인수에 총력을 기했지만 설립 1년도 채 안된 PCCW에 밀려 체면이 구긴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타임 닷컴 인수전은 단순한 지분 다툼이 아닌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시아 경제의 최대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홍콩의 이씨 부자(父子)가 한달만에 벌어지는 2차전에서도 싱텔을 누르고 위상을 굳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인수 대상이 된 타임 닷컴은 말레이시아의 통신·엔지니어링 업체인 타임 엔지니어링의 광학섬유 및 해저 케이블통신 관련 사업체. 지난 1월 말 타임 닷컴의 지분 매도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이래 타임의 주가는 2배 이상으로 치솟은 상태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4/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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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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