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천안함 조사] [사설/4월 17일] 국가안보 태세 총체적으로 재정비해야

16일 인양된 천안함 함미를 중심으로 침몰원인을 조사 중인 합동조사단은 16일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 가능성이 크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다수 국민의 심증과 비슷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조사단은 선체 절단면과 내외부에 대한 육안검사 결과 내부보다는 외부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 가능성이 처음으로 공식화됨에 따라 그동안 조심스럽게 제기돼온 북한 연관성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아직 육안검사 결과이기 때문에 어뢰 또는 기뢰 등에 의한 외부폭발을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의 의견이 거의 일치하고 있어 과학적인 정밀조사를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제 북한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조사의 초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쪽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지만 북한 관련 개연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 천안함 침몰사고의 후폭풍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과학적이고 엄정한 조사를 진행해야 하고 조사 결과는 한 점 의혹도 없이 공개돼야 한다. 진실만이 국민의 지지를 얻고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북한은 벌써부터 천안함 사건을 '남측의 자작극' 운운하며 상투적인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만약 북한 연관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남북관계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게 될 우려도 없지 않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개최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크고 남북협력은 물론 한반도 안보정세 전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안보태세의 총체적 재정비를 통한 만반의 준비가 요구된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정부와 군은 천안한 침몰사건을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한다"고 말한 것도 북한 연관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럴수록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사태수습과 후속조치에 한치의 빈틈이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천안함 침몰사건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충격이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순직한 장병들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은 국민은 없다. 이 같은 불행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어떤 사태가 닥치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철통 같은 안보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천안함 사태에서 얻은 값진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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