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부품 수입의존 30%대…'IT코리아' 험난

■ 산업연관표로 본 우리나라 경제구조<br>전기·전자제품 수출비중 상승 불구 경제기여도 낮아<br>취업 유발효과도 8명대로 全산업 평균 절반 불과<br>전문가 "부품·소재 국산화위한 원천기술 개발 필요"


부품 수입의존 30%대…'IT코리아' 험난 ■ 산업연관표로 본 우리나라 경제구조전기·전자제품 수출비중 상승 불구 경제기여도 낮아취업 유발효과도 8명대로 全산업 평균 절반 불과전문가 "부품·소재 국산화위한 원천기술 개발 필요"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산업연관표로 본 우리나라의 경제구조’ 자료는 ‘수출 한국’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내수와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은 수출 위주의 성장 전략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이후 수출이 급증했지만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떨어지고 쓸 만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선진국 경제의 일반적 특징인 서비스업의 생산 및 고용 비중이 커지고 전산업의 부가가치율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서둘러 ‘내수-수출간 균형 발전’에 나서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출 위주 성장 전략에 파열음=이번 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의 가속화다. 부가가치 산출액 10억원당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전산업 평균 취업유발계수는 지난 2003년 16.9명으로 95년의 26.5명과 2000년의 19.4명에 이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제조업 부문의 취업유발계수(95년 22.1명→2000년 14.9명→2003년 12.1명)는 서비스업 부문(30.9명→21.9명→20.5명)보다 더 빠르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더 성장할 때 늘어나는 취업자 수 비율은 95년 0.79%에서 2000년 0.74%로 떨어졌고 2003년에는 0.69%로 한층 더 낮아졌다. 이처럼 경제 성장에도 고용이 늘지 않는 것은 수출 부문의 고용창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는 2003년 12.7명으로 95년 26.2명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소비와 투자의 취업유발 효과는 감소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수출을 앞질렀다. 소비의 경우 95년 30.4명에서 2000년 21.9명으로 급감했지만 2003년에는 20.2명으로 소폭 줄었고 투자도 95년 19.4명에서 2000년 15.8명으로 줄었지만 2003년에는 15.1명으로 감소했다. 수출 부문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수출에 의해 산출된 부가가치가 총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수출의 부가가치유발의존도)은 2003년 22.9%로 2000년의 25%에 비해 2.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소비(54.5%→55.5%)와 투자(20.5%→21.6%) 등 내수 비중이 높아지며 수출 감소 폭을 메웠다. ◇‘IT 코리아’의 그늘 드러내=이처럼 수출의 고용효과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사람보다는 기술과 자본에 크게 의존하는 IT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ㆍ전자 제품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년 26.3%였으나 2003년에는 30.3%로 상승했다. 더구나 IT 제품은 핵심 부품이나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수출을 많이 해도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상황이다. 실제 2003년 중 전산업의 평균 수입 의존도는 12%로 2000년(13.1%)에 비해 낮아졌지만 전기ㆍ전자업종의 경우 95년 23.3%에서 2000년 32.4%로 급증했다가 2003년 31.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수입 의존도가 30% 이상 기록하면서 정보통신산업의 취업유발계수도 95년 25.1명에서 2003년 8.6명으로 급락, 전산업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기ㆍ전자업종의 경우 핵심 부품과 소재를 해외 수입으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품ㆍ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출 한국호’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전산업의 부가가치율 상승이나 서비스업 확대 등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3년 전산업의 부가가치율은 석유화학, 제1차금속 등 중간재의 수입대체와 중국으로부터의 싼 중간재가 수입되면서 44.1%를 기록, 2000년의 43.0%보다 상승했다. 또 2003년 우리나라 전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0.6%로 2000년 39.0%에 비해 높아져 경제의 서비스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 비중도 60.6%에 달해 2000년의 59.4%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경제의 서비스화가 진전되면서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55.3%)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도소매업 취업자 비중, 환란이전 수준으로 뚝 전체 취업자중 15.8% 차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크게 늘었던 도소매업 취업자 비중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03년 산업연관표로 본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기준 도소매업 취업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 가운데 15.8%를 차지했다. 95년 15.4%에서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 17.1%로 늘었다가 다시 95년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도소매업에 뛰어들었다가 2000년 이후 다시 원상복귀한 흐름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2003년 전문직 취업자 비중이 34.6%로 2000년의 31.0%보다 높아지면서 대졸 이상 취업자 비중도 2000년 25.1%에서 30.4%로 상승한 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전체 취업자 중 피용자 비중이 68.2%로 2000년의 64.5%보다 높아졌고 피용자 중 임시직 및 일용직이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3.4%에서 17.3%로 증가했다. 그만큼 질(質) 낮은 일자리만 늘어났다는 뜻이다. 입력시간 : 2007/03/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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