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 아이작 뉴턴, 마이클 패러데이, 벤저민 프랭클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니콜라 테슬라,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마리 퀴리, 레온하르트 오일러, 노구치 히데요 등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모두는 과학자이며 화폐 속의 인물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과학자를 화폐인물로 선정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는 총 4종의 지폐 중 무려 3명이나 된다. 지금은 유로화를 사용해 자국의 화폐를 갖고 있지 않지만 과거 유럽 18개국의 지폐 107종 중 24%인 26종에 과학자의 얼굴이 올라 있었다. 독일의 가우스, 덴마크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보어, 덴마크의 물리학자 외르스테드,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호이겐스, 이탈리아의 갈릴레이와 볼타 등이 있었다.
최근 10만원 고액권의 화폐인물 선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은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신사임당, 장영실 등 4명의 후보로 압축해놓고 고민하고 있다. 모두 우리의 귀감이 될 만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지만 최종적으로 누가 선정되든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사상가나 정치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어 논란의 여지가 큰 반면 과학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 덕택이었으며 앞으로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더욱더 증대할 것이다. 오직 인적자원만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 있어 미래 국가 성장동력은 과학기술밖에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국가와 민족을 존속하게 하는 최고의 가치가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이라는 가치관으로 인해 사상가나 정치가를 주로 화폐인물로 해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21세기에는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의 인물이 화폐 속에 들어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조선 세종 때의 과학자인 장영실을 새로운 화폐인물로 선정했으면 한다.
장영실은 그의 과학적 업적을 차치하고서라도 천출에서 종3품 관직까지 올라 인간 성공 드라마를 보여줘 미래지향적 인물이다. 장영실을 새로운 화폐의 인물로 한다면 지금까지 국가발전에 묵묵히 공헌해온 과학기술자들의 자부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고 21세기 과학기술 입국에 대한 의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