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이동 55평 아파트(이제는 리노베이션시대)

◎아파트 나만의 멋 가꾼다/한지도배·온돌 등 자연소재 활용/두 방 반투명 유리로 연결 “시원”/페인트·타일등 총 2,700만원 투입집에도 개성이 강조되는 시대다. 그러나 아파트는 거의 똑같다. 업체마다 독특한 평면과 마감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으지만 속내는 오십보 백보다. 아파트를 개조해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특히 얼마 전 건설교통부가 아파트 내부개조에 대한 규제를 크게 완화해 아파트 리노베이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김선영씨의 집도 아파트를 손매운 솜씨로 다듬어 고친 좋은 사례다. 분양면적 55평, 전용면적이 43평이다. 전반적인 불경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싼 1억9천만원에 샀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만 해도 낡고 침침했다. 보일러 배관상태도 엉망이었다. 대리석으로 돼있던 거실 바닥이 3㎝나 내려앉아 있었다. 거실바닥은 배관을 들어올려 뜯어내고 미장을 다시 했다. 아이들이 있어 대리석을 쓰지 않고 마루로 바꿨다. 둔탁한 느낌을 주던 거실의 등박스는 들어내고 천장으로 연결시켰다. 1층 아파트라 어두웠다. 김씨는 색상에 변화를 주어 실내가 밝고 넓어 보이도록 했다. 진한 고동색이던 내부 색상은 유백색으로 바꿨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던 장식장들은 모두 붙박이장으로 대체했다. 부부의 공간은 침실과 안방으로 나눴다. 모두 한지로 도배해 전통 가옥의 미가 배어나오도록 했다. 거실과 연결된 주방은 구조를 단조롭게 했다. 김씨가 주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 직장여성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동선을 짧게 해 일의 능률과 편의를 꾀했다. 라디오폰은 주방 일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장치다. 음성을 녹음할 수도 있어 직장 여성의 경우 아이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집은 복층 구조로 계단을 통해 지하층과 연결돼 있다. 문 하나가 커다란 두 공간을 만드는 지하층은 원하는 용도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김씨는 이 곳을 아이들을 위해 꾸몄다. 두 방을 문 대신 반투명 유리로 연결해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온돌·마루·천연코르크 등 자연 소재를 사용했다. 이러한 자재들은 김씨가 돌아다니면서 손수 고른 것이다. 인부도 직접 썼다. 김씨처럼 직영으로 인부를 쓸 때는 주인이 현장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 리노베이션 기간은 지난11월 1일부터 시작, 21일이 걸렸다. 김씨는 건축 시공업자인 친지의 도움을 얻어 별 무리없이 리노베이션을 끝냈다. 비용은 2천7백만원. 철거 1백20만원, 미장 45만원, 방수 27만원, 목공사 2백50만원, 유리 35만원, 마루 4백13만원, 페인트 2백40만원, 타일 및 위생기구 4백50만원, 주방기구 4백30만원, 도배 및 장판 2백45만원, 전기 및 전등 2백25만원, 설비 60만원, 잡공사 60만원, 공과금 및 잡비 1백만원 등이다. 아파트 구입비 1억9천만원을 합쳐 2억2천만원이 들었다. 주변 시세의 같은 평형대가 2억7천만∼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리노베이션을 하고도 이익을 본 셈이다. 말끔하게 새 옷을 입은 김씨의 아파트. 부동산 경기 침체를 틈타 시세보다 싼 값에 헌 집을 사들이고 리노베이션으로 개성을 연출하고보니 훨씬 높은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도움말:수목건축 (02)578―3777>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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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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