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9월 17일] MB식 부동산정책 오마주

[기자의 눈/9월 17일] MB식 부동산정책 오마주 부동산부 이유미기자 yium@sed.co.kr "누구냐 넌?"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의 이 짧은 대사는 이후 한국 영화에 자주 차용되고 있다. 이런 것을 '오마주'라고 한다. '오마주(homage)'는 프랑스어로 존경ㆍ경의 등을 뜻한다. 영화 기법상으로는 감독들이 평소 존경하던 거장의 감명 깊은 대사나 장면을 본인의 작품에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다. 최근 MB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보면 국민의 정부에 대한 오마주가 느껴진다. 우선 국내외적인 경제여건부터 유사하다. 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휘청이던 세계 경제는 최근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매각 등 미국발 금융시장불안에 다시 한번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 불황도 심각하다. 공식집계 14만7,000가구, 비공식집계 25만여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건설업체들이 전국에서 매일 한 개꼴로 부도를 맞고 있다. 제2의 IMF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년 전 국민의 정부와 현재 MB정부는 똑같은 경기부양책을 꺼내 들었다. 바로 '부동산경기 활성화'. "도심 재개발ㆍ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나 언제든지 다시 꺼내 들 채비가 돼있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 등만 봐도 '부동산=경기부양'에 대한 현 정부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국민의 정부도 부동산 투기 규제 장치 17개를 한꺼번에 푸는 것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었다. 물론 건설경기 침체는 국내 실물경기에 동맥경화현상을 초래할 만큼 건설업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이미 국민의 정부에서 시행한 부동산 부양 정책이 주택시장 버블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학습'한 상태에서 MB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바라보며 느끼는 우려감은 더욱 크다. 특히 MB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부동산활성화대책의 초점 및 수혜는 대부분 수도권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발표된 '8ㆍ21 부동산활성화대책'이나 '9ㆍ1 세제개편' 등 일련의 규제완화 대책은 지방에 비해 고가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만 대부분 혜택이 돌아간다. 그나마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정책도 "지방을 외면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정부의 실책에 빗대어 현 정부의 정책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MB식 오마주'가 부동산 시장과 실물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고유가 사태, 금융위기 등 외생 변수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배제돼 있거나 수도권 편향적인 부동산부양책을 폈을 경우 시장의 기형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