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멀티미디어박람회 2008(IFA 2008)에서 국내 일부 업체들이 특허 침해 문제로 전시제품을 압수당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FA 전시관에 부스를 연 현대아이티와 G사는 LCD TV와 내비게이션 등을 독일 당국에 압수당했다. 이탈리아의 업체들이 국내 현대아이티와 G사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IFA 당국에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
불똥은 엉뚱한 기업에도 튀었다.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부스에 달아놓은 LCD TV 20여대가 몽땅 압수됐다. 현대종합상사는 카 오디오 등을 전시했으며 LCD TV는 자사 제품을 설명하기 위한 단순 모니터였다. 그런데 이 모니터들을 현대아이티 이탈리아 법인으로부터 임대한 게 화근이었다.
현대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DVB-T 특허를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의 시스벨사의 요청으로 이번 단속이 이뤄진 것 같다”며 “이 TV들은 판매용이 아닌데도 단속반이 들이닥쳐 전부 가져갔다”고 하소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연방경찰과 세관은 전시회 개막일 하루에만 특허 관련 분쟁이 발생한 50개 회사 69개 제품을 압수했다. 하루에 적발돼 압수되는 물품은 트럭 한 대 분량에 달한다. 주로 평면TV, MP3ㆍDVD 플레이어, 휴대폰 등과 관련한 특허법 위반 제품이 많았으며 220여명의 단속인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 당국이 특허 분쟁 상품에 대해 엄격한 압수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분쟁 상대 업체의 IFA 고발이 성행하고 있다”며 “전시제품을 압수당하면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 만큼 특히 중소업체들은 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