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고분자 나노재료 이용 고감응 센서 개발

장정식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br>기존 기술에 비해 측정 간편하고 정확도 높아<br>세계적 수준 바이오·화학·의약 센서장치 제조도<br>신약물질 개발등 적용분야 다양해 파급효과 커

장정식(오른쪽)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한 연구원과 고감응 센서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고분자 나노재료는 표면적이 넓고 입자가 매우 작아 고감응 초소형 센서 회로망으로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나노재료를 만들고 제어하는 것이 쉽지 않아 연구가 미흡하고 선진국들이 기술공개를 기피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장정식(55)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기존에 만들기 어려웠던 전도성 고분자 나노재료 제조기술을 개발해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감응도를 지닌 바이오ㆍ화학ㆍ의약 센서 장치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가 개발한 센서장치는 신약 물질 개발이나 초기 질병 진단 및 치료, 환경호르몬 검출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TㆍBTㆍIT 융합연구 성공모델=고분자(polymer)는 가볍고 가공하기 쉽지만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다. 전도성 고분자는 고분자의 본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전기가 통하도록 한 물질이다. 장 교수는 형태와 크기가 정밀하게 제어된 전도성 고분자 나노재료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감응도가 높은 화학ㆍ바이오ㆍ의약 센서장치를 제조하는 데 주력했다. 센서장치는 화학반응으로 일어난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소자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장 교수는 "전도성 고분자 나노재료를 이용한 센서기술은 기존 기술에 비해 시료양이 적고 측정 정확도가 높으며 주변환경에 의한 영향도 적다"면서 "무엇보다 측정이 간편할 뿐 아니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센서장치는 외부 자극을 감지하는 부분과 이를 전기적 신호로 전환시키는 트랜지스터,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는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핵심은 자극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키는 트랜스듀서다. 전도성 고분자 나노재료로 감응도가 높은 트랜스듀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나노구조체에 대한 정밀 제어와 제조가 선행돼야 한다. 장 교수는 '역상 마이크로이머전(inverse microemersion)'이라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전도성이 뛰어나고 표면적이 넓은 나노구조체를 만들었다. 이를 바이오센서와 융합해 아주 미세한 분량의 냄새물질을 분자 크기에서 선택적으로 맡을 수 있는 '바이오 전자 코(Bio-electronic nos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는 또 잉크젯 프린팅을 활용한 전도성 고분자 나노재료 트랜스듀서를 바탕으로 기존보다 약 10배 이상 감응도를 높인 화학센서를 만들었으며 기존 암 진단용 센서보다 100배 이상 감응성을 향상시킨 의약 센서도 잇따라 개발했다. 장 교수의 이 같은 연구 성과는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연구를 잘 융합한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고감응 센서분야 세계 시장 공략 원천기술=센서장치는 신약 물질 개발, 초기 질병 진단 및 치료, 단백질ㆍRNAㆍDNA 검출, 대기오염도 측정, 환경호르몬 검출, 식품안정성 테스트, 생화학전에 대비한 독성물질 검출에 이르기까지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 지난 2007년에 발표된 국가기술지도에도 바이오 칩과 센서, 고기능 고분자 소재 기술이 미래 핵심기술로 꼽혔다. 전도성 고분자 나노재료를 이용한 센서기술을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경우 소형장비 하나로 질병진단 및 치료, 바이오 물질 검출, 환경오염 정도를 매우 정밀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다. 또 의료ㆍ보건 분야의 경우 질병 및 건강 상태를 칩 하나만으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신약개발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장 교수는 "의약 센서의 경우 존슨앤존슨ㆍ바이엘ㆍ로슈 등 다국적기업이 이미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전도성 고분자 나노재료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성능 센서를 개발하면 24억달러에 이르는 의약 센서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장 교수는 그동안 228편의 SCI(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92건의 국내외 특허를 등록, 출원했다. 고분자 나노입자 제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5년 '삼성고분자학술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재료과학 분야 학술지 중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의 한국 특집호에 국내 과학자를 대표해 편집인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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