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싱가포르는 중국 다음으로 사스 피해가 심각한 국가들이다.
홍콩의 경우 현재까지 사망자수가 99명에 이르고 감염자수는 1,400명을 육박하고 있고, 싱가포르는 16명이 사망하고 178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스 확산은 이들 국가들의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홍콩은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5%나 되지만, 3월 중순 이후 관광객이 예년에 비해 75~80% 급감한 상황이다. 운항이 축소되면서 케세이 퍼시픽 등 항공사들의 손실도 막대하다.
보다 심각한 것은 홍콩인들의 일상 생활 자체가 위협을 받으면서 GDP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내수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 홍콩 시민들이 공공 장소 출입을 삼가면서 영화관이나 레스토랑 매출은 최근 4주 동안 80%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홍콩 증시는 지난 3월 21일 이후부터 4월 17일까지 6.7% 하락, 1999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제 피해 상황도 심각하다. 외국 자본들의 투자 기피 등으로 상반기에만 15억 싱가포르달러(1억3,000만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4월 첫번째 주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줄어 들었고, 싱가포르 호텔의 평균 객실점유율 역시 평소 70%선에서 최근에는 20∼30%대로 떨어졌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이미 하향 조정한 상태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0.5~2.5%로 크게 낮췄다. 메릴린치 역시 2.4%에서 1.5%로 하향 조정했고, JP모건도 3.0%에서 1.9%로 싱가포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