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부담 커지고 있다
엔貨 1년6개월새 20% 급락하자 "수출 크게 둔화"中등 경쟁국보다 환율하락 속도 빨라 대책시급LG경제硏 "환율 10%떨어지면 수출 2.4% 줄어"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원ㆍ엔 환율이 지난 1년6개월 동안 20% 가까이 급락하면서 수출둔화를 초래하는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ㆍ엔 환율하락 속도가 중국ㆍ대만 등 경쟁국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LG경제연구소가 9일 발표한 ‘원ㆍ엔 환율 수준 너무 낮다’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말 평균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920원으로 2003년 12월(100엔당 1,106원)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국의 물가 상승세와 환율변화를 고려한 원ㆍ엔 균형환율이 1,053원으로 추산됐다”며 “지난달 평균 원ㆍ엔 환율은 920원으로 원화가 11% 가량 고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원ㆍ엔 환율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143원까지 상승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2000년 12월을 100으로 할 때 8월 현재 84로 경쟁국인 대만(101)이나 중국(100)보다 훨씬 낮다”며 “지난 몇 년간 엔화 대비 환율은 유로화 환율을 제외하면 원화 환율이 가장 높은 하락률(원화가치 상승)을 나타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90년 1ㆍ4분기부터 올 1ㆍ4분기까지 수출함수를 추정한 결과 원ㆍ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은 2.4% 줄어들었다“며 “원ㆍ엔 환율 하락이 수출을 어렵게 하고 기업수익을 감소시켜 성장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원ㆍ엔 환율이 단기적으로 한미 금리 역전과 경상수지 흑자규모 감소 등으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엔ㆍ달러 환율은 크게 상승한 반면 원ㆍ달러 환율은 소폭 오르는 데 그쳐 원ㆍ엔 환율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920원대(100엔당 928원70전)로 하락했다.
입력시간 : 2005/09/09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