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특혜 내막아는 핵심인물/박석태씨는 누구

◎심사업무 정통… 한보부도 실무처리/청문회 출석 검찰조사로 심적고통 호소/일벌레 별명 청렴한 금융인 신망높아28일 돌연 자살한 박석태 전 제일은행 상무는 제일은행 내에서 심사업무에 가장 정통한 것으로 인정받아 한보철강 부도처리를 실무지휘한 장본인이다. 지난 95년 이후 유원건설, 우성건설, 한보철강 등 주거래기업의 연이은 부도와 제3자 인수 등 고비마다 이철수 전 행장, 신광식 전 행장 등과 함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 이 바람에 그는 한보그룹의 유원건설 인수, 한보철강 금융특혜의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몇 안되는 핵심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보그룹 자금책임자인 김종국 재정본부장은 한보철강에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정태수 총회장을 대신해 박상무와 수시로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상무는 지난 1월23일 한보철강이 전격 부도처리되자 채권은행단을 대표해 한보철강 처리의 전개방향을 발표하는 실무창구 역할을 맡기도 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95년이후 잇단 부실기업 처리과정에서 휴일없이 밤낮으로 관련업무를 지휘, 동료임원이나 부하직원들로부터 「일벌레」로 통했다. 95년 봄 부도난 유원건설을 한보에 넘길 때 박 전 상무는 이철수 행장의 대리인을 맡아 대성산업, 한화그룹, 미원그룹관계자들과 인수 협상을 벌였다. 업무와 관련, 워낙 입이 무거워 「크렘린」이란 별명을 얻기도 한 그는 부실기업 처리 등의 능력에 관한 한 국내 은행권에서 노하우를 많이 가진 인물로 꼽히고 있다. 한보그룹 여신업무와 관련, 은행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조치를 받은 그는 지난 3월 임기만료로 퇴임하면서 제일은행 자회사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으나 노조의 반발과 주위의 눈총 때문에 좌절된 경험도 갖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최근 검찰조사와 청문회출석 등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으며 가족들에게도 자주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후문. 특히 지난 94년 자신을 이사로 승진시켜준 이 전 행장이 최근 한보청문회에서 『박상무가 자신만 살기 위해 검찰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자 주변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호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 직원들은 『책임감이 강하기로 소문난 박 전 상무가 한보파문 때문에 자신이 모시던 행장이 두명이나 구속되고 자신도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현실에 낙담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38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함평 학다리고, 서울대 상학과를 거쳐 66년 제일은행에 입행, 광주지점장·심사1부장을 거쳐 94년 심사담당 이사로 승진한 뒤 올봄 주총에서 은행을 떠날때까지만 30년간을 제일은행에서만 봉직한 정통 금융맨. 줄곧 큰 돈을 만지는 일을 맡았음에도 업무와 관련한 추문은 없었으며 망원동 단독주택에서 20여년간 사는 등 청렴한 금융인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부인과 1남4녀로 둘째딸은 지난 95년 사법시험에 합격, 현재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중이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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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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