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금융권 기업에 '돈문' 연다

종금등 3월이후 신규여신 급증 18조 달해종합금융사ㆍ신용금고ㆍ캐피털 등 2금융권이 기업들에 대한 신규 여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자체 신용이나 담보력으로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던 중소ㆍ벤처기업 및 영세업체들의 자금난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잇단 악재까지 겹쳐 유동성위기를 겪어오던 종금사와 금고 등 2금융권 회사들이 지난 3월 이후 수신에서 급격한 안정을 되찾으며 기업들에 대한 신규 여신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금사와 금고의 총여ㆍ수신은 5월 말 현재 43조9,304억원으로 3월 말 42조3,549억원에 비해 1조5,755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여신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3월 말 16조8,270억원이던 여신 실적은 5월 말 현재 1조1,598억원이 증가한 17조9,868억원을 기록했다. 캐피털의 경우도 최근 투자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개발리스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440억원(월 40억원)에 그쳤던 중소기업대출이 4월부터 6월까지 벌써 230억원(월 77억원)을 넘어서는 등 월 단위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산은캐피털 역시 지난해 이후 계속해서 월 30억원대를 밑돌던 벤처 투자규모가 6월에는 9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2단계 금융구조조정 마무리와 함께 올 1ㆍ4분기 이후 2금융권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하게 사라지면서 수신이 증가하고 신규대출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종금사, 본격적인 여신 활동 개시 외환위기 이후 한국ㆍ중앙 등 거대 종금사의 잇단 부도로 신용도 하락일로를 걸어왔던 종금사는 최근 최후의 불안 요소로 작용해왔던 리젠트 종금이 동양현대종금으로 흡수 합병되면서 안정된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8.5%(발행어음과 CMA 등 수신전반의 가중평균금리)까지 올라갔던 종금사의 조달금리가 5월 현재 6.4%까지 떨어지는가 하면 연기금 등의 안정적인 자금도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수신 기반을 바탕으로 동양현대ㆍ한불ㆍ금호ㆍ리젠트ㆍ하나로종금 등의 총여신규모 역시 3월 말 2조원을 약간 넘는 수준에서 5월 말 3조원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 특히 부실채권 매각 등을 서두르며 신규 여신업을 전혀 하지 않았던 하나로종금이 최근 여신업무개시를 본격 시작한다고 밝혀 이러한 증가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어음할인을 주업무로 취급하는 종금사의 이러한 여신확대 움직임은 특히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금사의 투자은행으로의 변신도 기업 입장에서는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양현대종금의 경우 전국 10개 지점을 기반으로 그 동안 회사채 발행이나 프로젝트파이낸스 등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중소ㆍ지방소재 기업들에 본격적인 투자은행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 금고도 소액대출 확대 지난해 잇단 금융스캔들로 유동성위기를 겪었던 신용금고 역시 올들어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 말 18조8,304억원이던 수신규모는 5월 말 19조3,438억원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조달금리 역시 지난해 말 8~9%에서 6월 현재 6~7%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신규모는 지난해 말 15조7,391억원이던 것이 3월 말 14조1,246억원까지 줄어들었지만 4월 이후 증가세로 반전, 4월 말 14조5,659억원에 이어 5월 말 14조7,74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제일금고와 한솔금고가 올들어 이미 벤처기업에 각각 38억원과 23억원의 대출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푸른금고와 골드금고 등은 여신특별팀을 최근 신설, 여신증대 노력을 펼치고 있다. 금고협회의 한 관계자는 "수신에서 안정을 되찾으며 지난해 말 충격에서 점점 헤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여신확대를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11개 단체에 금고이용을 위한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 2금융권 활성화위한 제도보완 필요 종금사와 신용금고 등의 업무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이나 리스크 관리 등에서 자체 감시기구를 강화하는 것 못지않게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재욱 금융연구원 부연구원은 "종금사의 자체 경쟁력확보 차원이나 양질의 투자은행 서비스를 위해서는 타 업종간에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필수"라며 "이를 위해 법적 절차의 간소화, 자금지원, 부실채권 인수 등의 지원방안과 함께 종금사 관련 법률 및 제도정비 등 후속작업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금고 업계에서도 제도보완 차원에서 ▲ 지점이나 출장소 설치제한 문제 재검토 ▲ BIS비율 탄력적 적용 ▲ 금고 고유의 비과세저축예금 상품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역시 투자조합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윤석기자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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