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료공백 심화 환자고통 가중

진료공백 심화 환자고통 가중■오늘부터 재폐업 제2의료대란 위기 전공의·전임의들의 파업에 이어 대학 및 종합병원 교수들도 외래진료를 거부하고 파업에 동참하기로 해 정부와 의협의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11일부터 「제2의료대란」이 예상된다. 특히 의사협회가 이날부터 재폐업 투쟁에 들어가기로 결의해 동네 병·의원들도 전면 휴·폐업 투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여 국민들의 불안과 불편은 물론 환자와 의사들간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의대생들까지 수업을 거부하고 자퇴서를 제출하는 등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전면재폐업을 하루 앞둔 동네 병·의원들은 서둘러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해당 병·의원에서는 미리 환자들에게 파업방침을 알리며 양해를 구하거나 진료일정을 연기했다. 서울 관악구 의사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동네 병·의원의 파업참여가 지난 6월보다 저조했지만 11일부터는 90% 이상 참여할 것』이라며 파업강행을 기정사실화했다. 관악구 신림본동 Y병원의 한 의사는 『의사협회 방침에 따라 파업에 동참하자는동료 개업의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립의료원 등 국·공립 병원은 11일부터 2차 폐업이 이뤄질 경우 1차 의료계 폐업 때처럼 환자들이 진료능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응급실 병상 추가준비·군의관 투입요청 등 비상대책마련에 나섰다. 평상시 응급실 병상이 30여개 정도지만 환자들이 몰릴 경우 추가로 30여개를 더 준비해 응급실에 투입하도록 할 방침이다. 황정연 응급의학과장은 『진료인력이 모자랄 경우 보건복지부에 즉각 통보, 반나절 안에 군의관들이 투입돼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비상 진료체계를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국의 각 보건소들도 앞으로 환자들이 몰려들 것에 대비해 진료시간을 오후10시까지 늘려 비상진료체제에 들어가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1차 진료기관인 보건소의 경우 각 보건소마다 진료의사가 2∼5명 밖에 되지 않는 데다 의료장비나 시설도 미비해 진료마비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울 강남보건소 관계자는 『환자들이 최근 20% 이상 늘었으며 11일 병·의원들도 파업에 동참할 경우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의사들이 휴가도 반납한 채 오후 10시까지 진료시간을 연장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동작보건소 관계자도 『병·의원들마저 파업할 경우 어린이 환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나 소아과 전문의가 모자라 걱정』이라면서 『파업동참 의사들에게 보건소에서 자원봉사 형식으로 진료해줄 것을 당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공의·전임의 파업에 이은 교수들의 잇단 진료거부로 10일 대학 및 종합병원의 진료공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병실가동률이 55%로 떨어진 가운데 이날 수술계획은 없었으며 응급실은 초만원이지만 적절한 진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세대 부속 신촌 세브란스병원도 교수들이 외래진료를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자 각 과의 접수창구에는 진료에 대한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전공의·전임의 파업으로 평소 하루 평균 2,500건에 이르던 처방전 발행이 1,100건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원외처방전은 1,000여건에 불과한 실정이며 경희의료원은 병실가동률이 57.8%로 떨어졌다. 한영일기자HANUL@SED.CO.KR 입력시간 2000/08/10 18:2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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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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