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1월중 산업활동 동향/‘실업대란’ 이미 시작됐다

◎하루 3천명꼴 실직 총실업자수 57만4천명 달해/물가 폭등·경기침체 동반 스태그플레이션 현실로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1월중 산업활동동향은 실업대란 및 물가폭등과 경기침체가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국면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총실업자수가 한달만에 12만2천명이 증가한 57만4천명에 달했다. 직업을 갖고 있다가 명예퇴직, 기업부도 등으로 일자리를 상실한 전직실업자가 32만9천명에 달했다. 한달전보다 7만4천명이 증가한 것으로 하루평균 3천명가량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대규모 공장하나가 매일 문을 닫은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1년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1년전에는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있었다.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의 마찰적 실업이란 얘기다. 그러나 현재상황에서 이들이 일자리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기업들마다 도리어 대량감원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대란은 물론 기업들의 어려움에서 출발한다. 산업활동동향만봐도 얼마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있다. 제조업가동률이 한달새 78.7%에서 74.8%로 3.9%포인트나 떨어졌다. 생산증가율도 한달만에 6.2% 감소한 상황에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재고증가율은 9.7%로 전달보다 1.2%포인트가 증가, 9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동률이 떨어진 상태에서 재고가 도리어 증가세로 반전한 것은 IMF한파로 기업들이 공장가동이 어려운데다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도소매판매가 전달보다 3.0% 감소하고 내수용소비재 출하도 1년전보다 3.5% 감소하는 등 소비위축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량감원에 따른 가계의 소비위축은 내년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IMF에 대한 구제금융신청이 지난 11월21일 이뤄지고 이에따른 경기침체가 11월 하반기부터 시작된 점을 고려할 때 IMF한파의 영향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2월과 내년초의 어려움은 더욱 극심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6∼7개월 후의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가 9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반전, 1.1% 감소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예견케 하는 대목이다. IMF관리체제 아래서 통화·재정긴축, 경제성장률 하락, 구조조정 등으로 악재만 있지 호재는 없는 형편이다. 경기가 이중바닥을 치는 W자형을 형성할 것이라는 우려보다 심한 추락형국을 맞고 있다. 실직 및 급여삭감에 따른 구매력약화, 특소세인상 및 환율상승에 따른 세금인상으로 가계의 소비가 경제를 지탱해 줄 여력도 없고 기업도 부채상환에 급급, 투자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고 정부는 긴축재정을 짜야 하는 형편이다. 통화도 도리어 환수해야 하고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줄이기에 급급하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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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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