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만한 부동산 대책은 다 나왔다'정부의 '9.4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과열된 부동산 시장 열기를 다소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가구 다(多) 통장'원칙의 사실상 폐지,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 강화 등 어느 투기억제대책보다 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각종 투기억제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집값을 하락세로 반전시킬지는 의문시 된다. 또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권 값이 더 치솟고 청약이 집중되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내집마련에 불안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현재 대거 내집마련에 나서고 있는 데 '9.4 조치'가 이들에게 '집값 하락'이라는 신뢰를 심어줄 수 있을지는 의문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 집값 상승ㆍ청약 열기 잡히나
가수요와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데 이번 조치가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소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반전될 수 있을지는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거래 시장은 수요는 많은 데 매물이 없는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싼 값에 나온 매물은 그 즉시 팔려 나가고 있다.
투기ㆍ투자 목적 보다는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들이 주택담보 대출 등을 활용, 대거 집 장만에 나서고 있는 것이 그 이유. 가격이 상투 끝에 도달했다는 인식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강 건너 불 구경'하듯 관망자세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보유에 따른 세 부담 증가, 교육여건 개선, 신도시 개발 추진 등의 중장기 대책 역시 일정 기간이 경과해야 효력이 나타나기 때문에 단기간에 '집값 하락'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심어주는 데 한계가 있다.
▶ 양극화 등 부작용도 우려
인기 상품에 수요가 더욱 몰리고, 청약 신청을 위한 편법 단독세대로의 분가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강북권 아파트 값은 하향 안정화로 굳어지고, 강남권 주택 값은 소폭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날 경우 양극화 현상은 더욱 극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 청약 통장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인기 단지에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리는 현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 들어 '하루 걸러 계속되는 투기대책의 남발'로 면역력(?)이 생긴 부동산 시장에서 '9.4 조치'가 과연 '기대심리'를 완벽히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이종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