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전설이 된 골프 여제

박인비, 올해의 선수 이어 상금퀸 2연패<br>시즌 최종전 타이틀홀더스 5위… 상금랭킹 2위와 16만달러 차<br>이젠 커리어 그랜드슬램 목표… 또 다른 신화 위해 호주서 담금질



"관심에 대한 부담은 이미 많이 경험했어요. 내년에는 부담의 크기가 더 커지겠지만 시간이 가면 또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메이저대회 3연승을 발판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한국인 첫 '올해의 선수'에 이어 아시아인 첫 상금퀸 2연패까지…. 201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골프 여제'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올해만큼 빛날 내년을 기약했다.


그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1언더파로 단독 5위. 시즌 7승은 좌절됐지만 5위 상금 6만3,106달러를 보태 상금퀸(245만6,619달러ㆍ약 26억426만원)을 확정했다. 2위와는 16만513달러 차이. 지난해(228만달러)에 이은 상금퀸 2연패는 아시아 최초다. 2년간 상금으로만 50억2,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70만달러. 박인비는 이 대회 전까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게 11만달러,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50만달러 차이로 쫓기고 있었다. 하지만 전날 63타로 무섭게 치고 올라온 루이스는 이날 1언더파에 그쳐 10언더파 공동 6위로 마쳤고 페테르센도 1언더파 공동 29위에 머물렀다.


◇박인비를 일으킨 한마디 '좀 못하면 뭐 어때'=박인비의 2013년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첫 대회부터 우승으로 출발했지만 지난 6월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3연승 대기록을 작성한 뒤에는 다소 흔들렸다.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에 메이저 4개 대회 석권)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공동 42위, 9월 에비앙챔피언십 공동 67위로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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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때 박인비가 스스로에게 한 말은 '좀 못하면 뭐 어때'였다고 한다. 이미 '행복한 골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으니 앞으로 올라갈 거리보다 그때까지 올라온 거리를 내려다봤다. 박인비는 페테르센이 등 뒤까지 따라온 상황에 지난주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단독 4위로 올해의 선수를 확정했고 '덤'으로 생각한 상금퀸까지 최종전에서 확정했다.

◇호주 골드코스트서 또 다른 신화 준비=지난해 2승에 상금퀸, 최저 타수상으로 2관왕에 올랐던 박인비. 그에게 2013년은 기대로 시작해 전설로 마무리한 한 해가 됐다.

박인비는 "지난주 올해의 선수를 확정한 터라 마음이 편했다"며 "올해의 선수, 상금퀸에다 세계 1위도 지키게 됐다"며 기뻐했다. 그는 "올 시즌 출발 때는 지난 시즌보다 잘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더 좋은 성적을 냈다"며 스스로를 기특해 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등 오는 2014년에 쓸 또 다른 신화는 호주에서 준비한다. 박인비는 "이번 동계훈련은 LA 대신 좀 더 따뜻한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한다"고 밝혔다. 12월6~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4시즌 개막전인 대만 스윙잉스커츠 마스터스에 나간 뒤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다 호주로 날아갈 계획이다.

박인비는 "지난해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자는 생각으로 보낸 한 시즌이었다"고 돌아본 뒤 "내가 왜 골프를 하며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의식을 갖고 골프를 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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