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1일] 음악시장과 이통사의 역설

[기자의 눈/4월 1일] 음악시장과 이통사의 역설 최광 정보산업부 기자 chk0112@sed.co.kr 많은 음악인들은 현재 음악시장을 이동통신사가 주도하고 있어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노래 한 곡을 다운로드받을 때나 통화연결음을 설정할 때 이동통신사가 가져가는 몫이 절반 가까이 되니 이들의 푸념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이러한 점은 소리바다가 불법 서비스에서 합법 서비스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소리바다는 SK텔레콤과 대결구도를 유도하면서 이동통신사라는 거대 자본과 대결하는 순수 음악업체로 이미지를 만들어갔던 것이다. 그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당대 최고의 아이돌 스타를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수많은 음악인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소리바다의 변신에 대해 지금까지 원칙을 지켜왔다고 자부하는 이들 대형 서비스 업체들이 지닌 불만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들 대형 음악서비스 업체들은 "소리바다의 사업은 항상 먼저 서비스를 내놓고 사후에 이를 인정받아 사후에 정산하는 모델을 만들어왔다"고 주장한다. 소리바다가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살아왔는데 언제까지 적자를 보면서 원칙을 지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소리바다의 경쟁력은 한마디로 대형 서비스 업체들이 하지 못했던 것을 했다는 데 있다. 만약 멜론이나 도시락ㆍ벅스 등에서 소리바다와 똑같이 사업을 진행한다면 소리바다의 경쟁력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멜론이나 도시락에서 권리자들과 관계를 잠시 무시한 채 낮은 가격으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용자들이 이들로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역설적으로 SK텔레콤과 KTF 등 이동통신사의 영향력을 더욱 키워줄 수밖에 없다. 소리바다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음악시장이 저가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면 충분한 자금력이 있는 이동통신사 계열의 서비스 말고는 버티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원칙을 고수해온 대형 서비스 업체들이 당장 소리바다와 같이 일단 서비스부터 하고 보자는 태도로 돌변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그 부분만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은 위험하다. 이제는 이통사와 대결구도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음악산업 내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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